고온 주방·냉동창고 오가다 뇌출혈로 사망한 호텔 조리사…법원 "산재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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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희 기자
입력 2023-10-1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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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전경 20230612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근무 중 뇌출혈로 사망했더라도 당뇨 등 평소 뇌출혈 위험 요소를 갖고 있었다면 근무 환경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어 산업재해가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A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不)지급 결정 취소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8년간 근무한 조리사로, 지난 2020년 7월 4일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유족은 넉 달 뒤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다음해 4월 업무와 A씨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부지급 처분을 했고, 유족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유족은 △1000도가 넘는 고온의 주방과 냉동창고를 오가며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었고 △사측 권유로 휴일에도 기능장 시험을 위해 학원에 다니는 등 과로와 스트레스가 극심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업무로 인한 과로 내지 스트레스와 뇌출혈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어 "A씨의 과거 건강검진 결과 등을 보면 '뇌출혈' 위험인자를 갖고 있었고, 흡연·음주 습관이 있는 등 A씨는 뇌출혈이 발병하기 전까지 적절한 건강관리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의 뇌출혈 발병 전 1주 업무시간은 37시간 50분, 12주 동안의 평균 업무시간은 34시간 16분으로 고용노동부의 업무상 질병 인정 조건에 미치지 못했다고 짚었다. 고용노동부는 '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의 양이나 시간이 이전 12주(발병 전 1주일 제외)간에 1주 평균보다 30% 이상 증가'해야 업무에 따른 사망이라고 인정한다.

유족 측 주장에 대해서도 "주방 내 온도와 외부온도 사이에 일정한 차이는 있었겠지만 1000도의 고온에 일반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이었다고 볼 수 없고, 조리 기능장 시험의 경우 개인의 자기계발을 지원하는 측면이 더 많아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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