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사전통지 없는 방송수신료 부과는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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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기자
입력 2023-10-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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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대법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초동 대법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방송법에 근거해 징수하는 KBS 수신료를 사전통지 등 적법한 절차 없이 부과한 행위는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정부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방송수신료부과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1일 확정했다.
 
한전은 지난 2020년 대구의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영내 외래자·독신자 숙소에 다수의 TV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3개월 치 수신료를 부과했다. 한전은 KBS로부터 징수 업무를 위탁받고 있다. 이후 KBS와 비행단의 합동 조사 결과에서 숙소에 비치된 TV가 총 769대로 확인되면서 미납분은 수천만원대로 치솟았다.
 
이에 정부는 미납 독촉의 근거인 수신료 부과 처분이 위법하다며 이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2021년 2월 제기했다. 정부는 한전이 행정절차법을 적절히 이행하지 않았고, 군과 의무경찰대 영내 수상기는 등록 의무가 면제되는 수상기라고 주장했다.
 
1심과 2심 법원은 모두 정부의 손을 들었다. 2심 법원은 “수신료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의견 청취, 이유 제시 절차를 이행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군과 의무경찰대 영내 TV가 수신료 면제 대상이라는 정부 주장도 받아들였다.
 
소송에 보조참가한 KBS는 원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를 진행했다. 국가기관은 행정절차법 적용 대상이 아니고, 영내 TV라도 공용 목적으로 설치된 경우에만 면제 대상이라는 것이 KBS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대법원도 KBS의 수신료 부과 처분이 위법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행정의 공정성·투명성 및 신뢰성 확보라는 행정절차법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해보면 행정기관의 처분에 의해 불이익을 입게 되는 국가를 일반 국민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면제 요건을 해석함에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해야 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군 영내에 있는 수상기는 사용 목적과 관계 없이 등록(납부) 의무가 면제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행정처분 상대방이 '국가'인 경우에도 국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전통지 등 행정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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