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산건전성 악화…부실자산 54%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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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입력 2023-10-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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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부실자산 규모 추이
국내 증권사 부실자산 규모 추이


국내 증권사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부실 자산 규모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가능성도 증권사 건전성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중소형사 부실자산 비율이 크게 증가하면서 불안감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48개 증권사의 올해 2분기 기준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3조74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3.7% 증가한 수치다.

고정이하자산은 자산건전성 구분에서 '부실자산'으로 분류된다. 금융회사 자산은 건전성 정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고정이하자산은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을 말한다.

'고정'은 이익이 나지 않는 자산이지만 회수 가능한 것으로 분류된다. '회수의문'과 '추정손실'은 단어 그대로 회수하기 어렵거나 잠정 손실로 집계해 손실 가능성이 높은 자산으로 분류된다.

자기자본이 5조원 이상인 초대형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의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지난해 2분기 말 1조8513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2조4102억원으로 30.2% 늘었다. 전체 중 64%가량을 8개 증권사가 차지했다.

초대형 증권사들은 대체로 손실 가능성이 높은 회수의문 이하 자산 비율이 0~1%대를 기록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회수의문 이하 자산 비율이 6.03%로 가장 높았고 하나증권이 3.72%, 한국투자증권이 2.20%였다.

중소형사는 회수의문 이하 자산 비율이 월등히 높아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자기자본 대비 회수의문 이하 자산 비율이 0%대가 주로 많았지만 올해 들어선 1%를 넘어 10%대를 넘는 곳도 나왔다.

2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회수의문 이하 자산 비율은 하이투자증권이 13.85%, 유진투자증권이 10.13%에 달했다. 2분기 말 5%를 넘는 곳도 DB금융투자(7.52%), 이베스트투자증권(5.59%), 현대차증권(5.35%) 등 세 곳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건 부동산 PF 사업 부실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불거졌던 유동성 위기는 해소됐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와 고금리가 맞물리면서 부실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업계는 부실 자산 규모뿐만 아니라 등 질적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건설사, 준공 확약 등 계약 조건이 안전한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PF 사업 부실이 심화되면 증권사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PF 부실 증가로 증권사 신용위험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형사 대비 리스크 수준이 높은 중소형사는 부담이 더 클 것으로 봤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책임연구원은 "대형사는 재무 부담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대형사와 중소형사는 PF 손실로 인한 재무 부담 수준과 대응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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