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생리의학상] '팬데믹 해결사'에 영예···"mRNA 전성시대, 암 극복 기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효정 기자
입력 2023-10-03 16:1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커털린 커리코·드루 와이스먼 교수 공동 수상

 
2023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대학 교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페렐만 의대 드루 와이스먼 교수 사진노벨위원회
2023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대학 교수와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페렐만 의대 교수. [사진=노벨위원회]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이 코로나19를 종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mRNA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이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거론된 ‘백신’. 이 백신을 개발하는 데 걸린 기간은 고작 10개월이었다. 기존 백신 개발 방식은 최대 10년 이상 소요되는 것이 통설이었으나 mRNA 기술 덕분에 이 기간을 압도적으로 단축해 코로나19 종식도 앞당겨졌다는 게 의료계 평가다. 특히 그간 mRNA의 한계로 여겨졌던 ‘원하는 단백질을 발현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극복하면서 mRNA 백신 상용화 길이 열렸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의 영예는 ‘코로나19 팬데믹 해결사’인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대학 교수(68)와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의대 교수(64)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한 mRNA 백신 개발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료계에선 이들이 mRNA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덕분에 빠르게 백신을 개발해 보급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고 봤다.

배성만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mRNA는 상태가 매우 불안정한 물질이다. 의도치 않게 강한 선천 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임상적 응용에 제약이 있었다”면서 “두 수상자는 변형된 조작 기법으로 mRNA를 합성해 선천 면역반응을 회피하고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을 처음 고안해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연구가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mRNA 백신 개발 주역들이 노벨상을 수상한 데 대해 업계에선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일상 회복으로 가는 중요한 요소가 ‘면역 획득’이었다”면서 “전 세계가 mRNA 기술로 만든 백신을 맞아 면역력을 기를 수 있었고 21세기 사람을 가장 많이 살린 백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암 극복, 패러다임 바뀔 것”···의료계, mRNA 전성시대 오나 기대감↑

의료계에선 이번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mRNA 전성시대’가 도래했다고 봤다. mRNA 기술이 신종 감염병뿐 아니라 암 치료 등 다른 질병을 극복하는 데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엔 ‘암 치료’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주목받고 있다.

모더나는 미국 머크와 함께 흑색종(피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mRNA 기반 새 치료제를 임상시험 중이다. 특히 암 재발 위험을 44%나 낮췄다고 보고하면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치사율이 높은 췌장암 재발생률을 줄여주는 mRNA 백신 치료법 개발도 눈에 띈다.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하고 있는 항암백신이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 암 재발을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유명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처럼 주요 글로벌 제약사에서 mRNA를 활용한 암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향후 암 치료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mRNA를 활용한 암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성과를 내면 암 치료 패러다임도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백신은 몸의 면역 체계를 작동시키는데 암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면 재발을 막을 뿐 아니라 나아가 암을 예방하는 단계에도 이를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mRNA 암 백신은 개발이 빠른 것이 장점인 만큼 환자 맞춤형으로 개발하는 데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mRNA란? 유전자(DNA)의 유전 정보를 복사해 세포 안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공장인 리보솜에 전달하는 물질로, 신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일종의 ‘설계도’에 해당한다. mRNA의 정보 전달 원리를 응용하면 바이러스를 막는 항체 등 원하는 단백질을 우리 몸에서 만들 수 있다. 바이러스를 대량 배양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제조 기간이 짧아 단기간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만 알면 빠르게 설계할 수 있어 초기 개발을 위한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도 쉽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