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업계 자율협약, 보험사 '대형GA 인수전' 기름 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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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10-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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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계사 빼내기 불가…아예 인수하자' 분위기 고개

  • 인수·지분투자 등 자회사형 GA, 호시탐탐 몸집불리기

사진한국보험대리점GA협회
[사진=한국보험대리점협회]

보험대리점(GA) 업체들이 최근 '과도한 설계사 스카우트' 자제를 골자로 한 자율협약을 체결했지만 오히려 대형 보험사로 '설계사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설계사 인력 스카우트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보험사들은 아예 군소 GA를 사들이는 인수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등 대형사들이 초우량 GA 등을 표방하며 호시탐탐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점도 관련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3일 보험권에 따르면 한국보험대리점(GA)협회는 최근 소속 설계사 1000명 이상인 대형 GA 39개사와 '보험대리점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를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보험사 자회사형 GA 10개사 중 8개사도 참여했다. 협약 내용에는 여러 실천 과제들이 포함됐지만 과도한 설계사 스카우트를 막기 위한 협약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GA협회는 "지난해 9월 '과도한 스카우트 방지를 위한 보험대리점업계 결의문' 발표 이후 자정 노력과 실천 노력을 기울였으나 지속적인 스카우트로 경쟁 심화와 이로 인한 불완전판매 계약 등이 발생해 이를 해결하고자 추진하게 됐다"며 협약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오히려 대형 보험사들의 GA 인수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금력이 있는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설계사 인력을 빼내기가 불가해졌으니 아예 해당 업체들을 인수해 버리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GA 몸집 불리기가 한창이다. 한화생명은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한화라이프랩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올 초 GA업계 6위권인 ‘피플라이프’를 인수했다. 설계사 수를 단숨에 2만5000여 명으로 끌어올리며 GA업계 1위로 올라섰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에서 100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까지 1조원 가치를 지닌 초우량 GA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뜻도 밝혔다. 

삼성생명도 GA 인수전에 참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우량 GA 인수 또는 지분 투자, 제휴 등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음에도 설계사 9000여 명 규모인 GA업체 KGA에셋에 지분 투자를 했다. 

이외 보험사들이 GA로 영업활동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관련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흥국생명은 지난 6월 자회사형 GA인 'HK금융파트너스'를 출범시킨 데 이어 AIA생명도 지난달 'AIA 프리미어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는 소속 회사 상품만 취급할 수 있지만 GA 설계사들은 제휴 보험사 상품을 모두 판매할 수 있어 최근 자회사형 GA 설립 또는 지분 투자 등 의존도가 점점 심화하고 있다"며 "자율협약이 소규모 GA업체 설계사 이동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로 인해 대규모 GA업체 인수전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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