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취급' 광해광업공단 예산 6배로…해외 자원개발 부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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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 기자
입력 2023-09-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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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중남미 광물자원 무기화…공급망 안정, 경제 성장 좌우

한국광해광업공단 원주 본사사진광해광업공단
한국광해광업공단 원주 본사[사진=광해광업공단]

지난 정부에서 적폐 취급을 받았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전기차 산업의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도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중요해진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일몰된 관련 지원제도 재정비, 광물별 특성을 고려한 개별 확보 방안 등 세밀한 광물 수급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광해광업공단의 내년도 출자 예산은 2330억원 규모로 올해 372억원보다 6배 이상 늘었다. 해당 예산의 구체적인 사용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중국 등 자원 보유국이 수출 통제에 나선 리튬, 갈륨,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안정적 확보와 비축에 활용될 전망이다. 

반도체를 비롯해 태양광·전기차 등 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핵심광물 확보는 국가경제 발전과 직결된 문제로 부상했다. 광물 수요 확대로 '자원의 무기화'까지 진행되며 공급망 안정을 위해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는 광물 자원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명박(MB) 정부 때 자원외교 정책이 적폐로 낙인 찍힌 뒤 해외 자원개발은 관심에서 멀어졌던 게 사실이다. 과거 자원개발을 진두지휘했던 광해광업공단도 누적된 투자 실패로 자본 잠식에 빠진 상태다. 2021년에는 공단의 신규 해외 자원개발 투자를 금지하는 법도 제정됐다. 

우리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광물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중국 등 자원 부국들은 광물기업 국영화, 수출 통제, 승인 절차 강화 등을 통해 보유 자원을 무기로 활용하며 자국 우선주의를 노골화하고 있다.  

전기차 모터의 핵심 부품인 희토류 광석의 70%를 점유한 중국은 자국 기업의 국영화와 관세 정책, 기술 수출 제한 등을 적절히 활용해 생산량을 직·간접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백색 황금으로 통하는 리튬이 대량 매장돼 있는 중남미 국가들도 관련 산업의 국유화와 생산국 간의 연합체 결성 등으로 통제의 강도와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관계자는 "광물 수요의 약 95%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광물 공급 리스크 관리는 개별 기업의 채산성 문제를 넘어 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광물의 안정적 공급망을 서둘러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며 해외 자원개발 특별융자 지원비율을 기존 최대 30%에서 50%로 상향하고, 자원개발 기업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도 10년 만에 부활시켰다. MB 정부 당시 자원개발을 관이 주도했다면 현 정부는 민간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정책적 노력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컨트롤 타워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 광해광업공단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2조3000억원 규모의 자본 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실 사업 매각과 유휴부지 처분 등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 중이라 과거처럼 자원개발 사업을 주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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