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웹툰 IP②] 웹소설-웹툰-영상 파이프라인 구축…팝업스토어 등으로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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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3-09-18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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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웹소설 IP의 영상화, 이미 한차례 검증된 작품의 적절한 각색으로 성공사례 다수

  • 올해 '마스크걸'·'무빙' 등으로 다시 부각돼…드라마 인기가 원작 인기로 번져

  • 단순한 작품 넘어선 'IP'로 가치 올라…플랫폼 업체 중심으로 IP 다각화 시도 빈번해져

사진네이버웹툰
[사진=네이버웹툰]
지난 2021년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거액을 들여 웹툰·웹소설 플랫폼 인수를 발표하자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네이버는 그해 5월 미국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억 달러(약 6600억원), 9월 국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를 1688억원에 사들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미국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의 인수를 5월 발표했다. 양사를 인수하는 데 들인 금액만 약 1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양사가 공통적으로 밝힌 인수 이유는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다. 수많은 웹툰·웹소설들이 자유 연재되는 플랫폼을 사들여, 이곳에서 인기를 얻은 작품들을 활용해 영상화 등 다양한 2차 저작물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또 해외 플랫폼 인수를 토대로 한국 이외 글로벌 시장에 한국 웹툰·웹소설을 소개하고,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IP의 영상화 등 글로벌 사업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드라마 흥행하면 웹툰·웹소설도 재조명…원천 스토리 IP 가치 올라
웹툰·웹소설 IP 확장의 대표적인 사례는 영상화다. 실제 여러 웹툰·웹소설 원작 IP들이 드라마·영화로 제작되고 있다. 올해만 해도 '마스크걸', '무빙', '경이로운 소문 시즌2', 'D.P 개의 날' 등 숱한 인기작들이 웹툰에서 드라마로 확장돼 인기를 끌었다. 이전에도 '재벌집 막내아들', '이태원 클라쓰', '김비서가 왜그럴까' 등 웹툰 원작의 드라마가 흥행했던 사례가 많다.

영상 콘텐츠는 이미 웹툰업계의 주요한 파생 수입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으로 2차 저작권 매출의 57.2%가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등 영상 콘텐츠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사에 참여한 웹툰 사업체들 중 85.6%는 드라마 혹은 웹드라마가 자사 보유 IP를 확장하는 목적으로 가장 적합한 저작물 형태라고 답하며, 드라마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보여줬다.
 
사진각 사
지난해 나란히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왼쪽)과 '사내맞선'의 웹소설 표지. 원작은 모두 웹소설이다. [사진=각 사]
웹툰 플랫폼이나 제작사 입장에서도 영상화는 이득이다. 웹툰 IP의 영상화에 따라 웹툰 플랫폼이 받는 로열티 액수 자체는 5000만~1억원 내외로 크지는 않은 편이고, 수익분배(RS)율 역시 두 자릿수에 이르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영상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 연재가 종료됐던 원작 웹툰·웹소설의 조회수와 매출·거래액 등이 급격히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웹툰 업계 입장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웹툰뿐만 아니라 웹소설 역시 원천 IP로서 주목도가 높아졌다. 수년 전부터 '노블코믹스'로 일컬어지는 웹소설 원작 웹툰이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웹툰 플랫폼들도 웹소설 IP의 가치에 주목했다. 이렇게 웹툰화된 작품이 다시 영상화로 인기를 끄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상화를 계기로 웹툰이나 웹소설 원작이 재조명을 받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웹소설-웹툰-드라마·영화라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가 웹툰뿐만 아니라 웹소설 플랫폼 인수에도 큰 관심을 기울인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해외 웹소설 플랫폼 인수는 이러한 성공 방정식을 국내는 물론 글로벌로도 확장하려는 시도다. 
 
팝업스토어 등 화면 밖으로도 확대…시장 확대 속도 점점 빨라져
IP 확장은 화면 밖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웹툰 IP 기반의 팝업스토어가 각광을 받는 모습이다.

지난 7일 방문한 네이버웹툰의 팝업스토어 '툰 페스티벌'은 각종 굿즈(상품)를 사러 온 고객들로 붐볐다. 298㎡(90평)로 웹툰 IP 팝업스토어 중 역대 최대 규모로 기획된 이번 팝업스토어에는 웹툰 '냐한남자'·'마루는강쥐'를 테마로 한 총 507종의 상품들이 진열됐다. 포토존 등 즐길거리들도 곳곳에 있었다. 팝업스토어는 지난 5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진행됐는데,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첫 닷새간 방문객은 총 3만명에 달했다. 이날 팝업스토어를 찾은 고객들이 10만원이 넘는 굿즈를 한번에 구입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100만원이 넘는 굿즈를 한 번에 구매한 고객도 있었다고 한다.
 
사진윤선훈 기자
지난 7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네이버웹툰 공식 팝업스토어 '툰 페스티벌' 내 마련된 각종 상품들의 모습. [사진=윤선훈 기자]
국내에서 웹툰 IP를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는 지난 2018년 네이버웹툰이 진행한 '유미의 세포들' 팝업스토어가 최초다. 13일간 진행된 팝업스토어에는 약 3만명의 팬들이 방문했다. 이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 5월 웹툰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의 팝업스토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팝업스토어 열풍이 재개됐다. 6월에는 네이버웹툰이 '냐한남자'와 '마루는강쥐' 팝업스토어를 성황리에 열었고 9월에도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 가고 있다.

팝업스토어의 인기는 콘텐츠의 인기로도 순환되고 있다. 지난 7월 팝업스토어를 개설해 약 2만명의 방문객을 모은 박태준만화회사 '빵빵이의 일상'은 팝업스토어 개설 전 122만명이었던 유튜브 구독자 수가 현재 161만명까지 늘었다. 팝업스토어를 통한 입소문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만난 네이버웹툰의 한 관계자는 "해당 웹툰 독자뿐만 아니라 웹툰을 아직 접하지 않은 고객들이 팝업스토어를 찾기도 한다"며 "이를 통해 웹툰에 새로 입문하는 독자들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IP 확장 시도는 전체 웹툰·웹소설 시장 규모를 늘리는 데 크게 공헌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1조5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6% 증가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21년 웹소설 시장 규모 역시 1조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다 활성화된 IP 확장 시도가 웹툰·웹소설 플랫폼과 제작사의 총매출을 나란히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진 사례다.

웹툰 빅데이터 업체 코니스트의 강태진 대표는 "이미 한국은 웹소설-웹툰-영상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이 완성됐고, 특히 최근 한국 드라마가 OTT 등에서 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면서 다양한 웹툰 IP들의 가치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그간 플랫폼 업체들이 IP 확장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을 국내에서 충분히 인지했고, 국내보다 시장이 큰 북미·일본 등에서도 이러한 모델을 가져가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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