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미래 먹거리' 물류사업 재편 '승부수'...중국 상해법인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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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3-09-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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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정 동원산업 부회장 사진동원
김남정 동원산업 부회장. [사진=동원]
김남정 동원산업 부회장이 올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물류사업에 대한 고강도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산성이 악화된 중국 상해 물류법인을 정리하고 자동차 부품 물류 등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지난 6월 물류 계열사 동원로엑스의 중국 물류 법인 '상해동부국제화운대리유한공사(이하 상해 법인)' 청산을 완료했다. 상해 법인이 지난 2008년 중국 물류 시장에 진출한 지 15년 만이다.

상해 법인을 운영하는 동원로엑스는 동원산업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물류 계열사다. 상해 법인은 2008년 동부익스프레스가 중국에서 물류 사업을 위해 세운 회사로, 동원산업이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편입됐다. 동원F&B 등 동원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철강, 맥주 등 국내 기업들이 중국 현지업체에 상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이용하는 3자 물류(3PL) 법인이다. 
 
동원로엑스 물류차량 사진동원그룹
동원로엑스 물류차량. [사진=동원그룹]

동원산업이 중국 물류사업을 정리한 것은 실적 부진 영향이 컸다. 지난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이후 한·중 간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중국 상해 법인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자 물류를 이용하는 국내 기업들의 수요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사드 사태 전 상해 법인의 매출은 지난 2014년 89억원에서 지난 2015년 115억원으로 1년 새 29%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동원산업에 인수되자마자 사드 사태가 터지며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해당 기간 매출은 2억3600만원으로 2015년 대비 50분의1로 줄었다. 지난 2019년에는 6000만원으로까지 매출이 급감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의 내수 부진도 발목을 잡았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적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9% 감소했다. 

탈(脫)중국을 선언한 김남정 부회장은 물류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HMM 인수에 성공하면 해상 운송에서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육상 물류(동원로엑스)까지 원스톱 물류가 가능해진다. 미주, 유럽 노선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HMM을 눈독 들이는 이유다. 

물류사업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한창종합물류는 지난 3월 지분 취득으로 계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철강 물류를 전문으로 하는 한창종합물류는 코일 등 철강 제품의 운송과 보관 사업을 전개한다. 지난해 5월 흡수합병한 모덱스와의 시너지를 고려해 한창종합물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모덱스 역시 철강 관련 물류와 창고업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4월엔 자동차 부품 물류 전문기업인 넥스트로를 신규 설립했다. 동원로엑스의 자회사로 국내외 자동차 부품사를 고객사로 확보해 사업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은 국내 최초의 첨단 무인 컨테이너 터미널로, 내달 부산 신항에 개장한다. 작년 7월 부산신항 서컨테이너부두 사업 운영과 스마트 항만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설립됐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중국 상해법인은 영세한 사업규모 등에 따른 중국 물류시장 내 경쟁력 상실과 손익 악화를 고려해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면서 "계열사 편입도 물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미래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진행해 기업 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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