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한국경제, 독일과 닮아…산업·인구구조 다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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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3-09-0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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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이 산업·노동 분야의 구조적 측면에서 친환경·첨단산업으로의 다각화, 이민자 유치를 통한 노동력 확보 등에 나서고 있는 독일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3일 공개한 ‘최근 독일경제 부진 배경과 시사점’을 통해 산업·노동 분야에서 한국이 독일과 비슷한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의견을 개진했다. 독일이 올해 G7 국가 중 유일하게 역성장이 전망되고 이에 따른 해결책 모색에 나선 것은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보고서는 한국과 독일이 제조업 비중과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산업구조적 유사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년간 중국경제 부상에 힘입어 제조업 위주로 성장이 이뤄졌고, 코로나19 이후 중국경제 반등이 늦어진 데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어지고 있는 국제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 국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제조업 비중이 높은 양국이 공통으로 당면한 과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독일은 노동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로 노동시장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2000년대 중반부터 고령층 노동시장 진입을 장려해 단위노동비용과 실업률을 동시에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이들이 은퇴할 때 노동시장 공급이 급격하게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35년에 700만명의 노동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산업·노동 분야에서 한국과 비슷한 구조적 특성을 보유한 독일이 최근 경기침체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독일경제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0.4%, 0.1% 역성장했고 2분기에는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독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3%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는 산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이민자 유치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에너지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첨단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약 40%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인텔·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이 독일에 건설하는 생산시설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독일 정부는 또 노동시장 구조변화와 관련해서는 현재 4600만명 수준인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연간 40만명 수준의 이민자를 받을 계획이다. 이는 독일 두뇌 집단 IAB가 제시한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한은 조사국은 독일의 사례를 참고해 한국도 산업구조 다변화,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대응책 모색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양호한 고숙련 근로자 기반을 활용해 첨단산업의 생산성을 제고하고 산업 다변화와 친환경 전환을 성장잠재력 확충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외국인 노동자 유입 등 정책방안을 마련해 고령화에 따른 노동공급 부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간재 수출에 치중했던 수출구조를 고가의 소비재를 비롯한 최종재 중심으로 전환하고, 고숙련·저숙련 노동자별 수급 상황에 맞춘 균형 있는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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