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가대표라는 마음으로"…하정우·임시완 '1947 보스톤'의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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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3-08-3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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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강제규 감독과 배우 하정우, 임시완이 추석 극장가를 정조준한다. 전설적 마라토너들의 가슴 벅찬 여정을 담은 '1947 보스톤'은 한국영화의 활력을 되찾아 줄 수 있을까?

31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강제규 감독과 배우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가 참석했다.

영화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장수상회'(2015) 이후 8년 만에 돌아온 강제규 감독은 "굉장히 오랜만에 관객들을 만나 긴장되기도 하고 설렌다. 근래 한국 콘텐츠 업계 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일이 있었고 더욱 긴장이 되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강 감독은 "실화이다 보니까 어떻게 사실에 가장 근접해서 보여줄 것인가 생각하며 시나리오 작업할 때 픽션을 최소화하고 실제 얘기를 담는 데 신경을 썼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라톤 영화이다 보니까 마라톤에 집중해서, 과연 어떻게 42.195㎞를 보여주고 설계할 것인지, 얼마나 흥미진진하게 우리 마라톤을 보여줄지 신경을 많이 썼다. 임시완이 마라토너로 맡았는데 임시완을 어떻게 하면 '서윤복화'할지, 그리고 진짜 마라톤으로 어떻게 할지, 임시완을 통해서 서윤복을 보고 우리 마라톤을 볼 것이기 때문에 결국 이 영화를 보는 데 있어서 임시완 배우를 진짜 마라톤 선수로 만드는 것이 이 영화에 동화돼서 볼 수 있는 핵심적인 지점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비공식작전'으로 여름 극장을 찾았던 하정우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1947년 보스턴의 기적을 이끄는 '손기정' 감독 역으로 다시 한번 관객과 만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정우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울림이 있었다. 자연스레 마음이 움직였고 강제규 감독님에 대한 믿음도 컸다"라고 밝혔다.

'손기정' 역에 관해서 "극중에선 감독의 역할이라 실제로는 뛰지 않고 자전거를 탔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너무나 안타깝게도 일장기를 달고 금메달을 따셨는데 그거에 대한 아픔이 매우 크셨던 것 같다. 당시 일장기를 가렸다는 이유만으로 탄압과 핍박을 받으면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셨고 그러면서 서윤복 선수를 만나 재기를 하게 되고 못다 이룬 꿈을 보스톤 마라톤 대회를 통해서 그 꿈을 이루는 그 과정을 겪으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굉장히 외골수에 에너지가 있으신 그런 분이라 느꼈다"라며 "실존 인물이다 보니까 감독님과 얘기를 나누면서 연기 표현 하나하나 대사 뱉는 것도 굉장히 조심스러웠고 손기정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촬영했다. 감독님께 사소한 걸 많이 물어봤고 실제 성격부터 그러한 시간을 어떻게 견디고 이겨내셨는지, 감독님이 옛날이야기 들려주듯이 많이 얘기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임시완은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불굴의 마라토너이자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국가대표 '서윤복'으로 분했다.

그는 "서윤복 선수는 어려서부터 손기정 선수를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해 왔고, 달리기에 재능도 있고 달리기를 좋아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쉽사리 마라토너가 되는 것에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가 손기정 선수께서 마라토너로 키워주셔서 좋은 기회로 보스톤 대회에 출전하게 되고, 최초로 대한민국 태극마크를 달고 보스톤 마라톤에 참가하게 된 대단한 마라토너"라고 소개했다.

임시완은 해당 역할에 대해 "신경 쓰고 경각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지점이 있었다. 실제 인물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것처럼, 비록 작품일지라도 저 역시도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국가대표라는 생각을 하고 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다고 하면, 물론 국가대표 분들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적어도 이 작품에 임하는 동안에는 국가를 대표해서 이 작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잊지 말자는 생각을 크게 했다"고 밝혔다.

특히 임시완은 역할을 위해 '체지방 6%'의 몸을 만들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마라톤을 처음 접하는 거라 영화를 찍기 두 달 전부터 코치님과 훈련했고 그래서 실력으로도 짧은 기간 안에 비슷하게 담기 위해 노력을 했다. 식단, 운동을 겸했고, 촬영이 끝날 때까지 달리는 신이었기 때문에 끝나는 순간까지 식단과 운동을 병행했다. 제가 몸이 좋았다면 조금 덜 고생했겠지만 제가 평상시 운동을 하는 타입은 아니어서 촬영 중간중간 사이사이 조금씩 운동해서 근육이 쫀쫀하게 있는 상태로 보이게끔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체지방 6%는 인생에서 처음 봤고, 6%가 되기도 하는구나 하면서 신기해했다. 그 이후로 다신 보지 못했다"며 웃었다.

김상호는 보스턴 현지에서 국가대표팀을 돕는 재정보증인 '백남현'으로 분했다.

김상호는 "당시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어서 대회에 출전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불법체류를 할 수도 있으니 그 돈을 보증해 주는 사람이 필요한데 그게 백남현이었다"고 소개하며 "돈을 벌어서 조국의 마라토너에 돈을 줘서 재정보증인을 해주는 인물이었다. 실제 인물로 보스톤 마라톤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 사람인데 자료가 없더라. 그래서 연기를 할 때 무섭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1947 보스톤'에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자숙 중인 배우 배성우가 출연한다. 그는 '남승룡' 역으로 대중과 만난다. 2020년 11월 음주 운전 적발 이전에 촬영된 작품이다.

강제규 감독은 "배성우씨 문제는 개인적으로 속상하고 안타깝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1947년도에 손기정, 남승룡, 서윤복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고 이분들의 삶과 업적이 영화에 녹여져 있는데 어떤 특정한 사실 때문에 선생님의 삶이 변형되거나 축소되거나 그런 건 도리가 아니겠다고 생각했다. 고민 끝에 이 작품이 가고자 했던 방향에 충실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 감독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강 감독은 "지금 시대와 그 당시 시대를 당연히 비교해 볼 수밖에 없는데, 당시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굉장히 빈곤했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과정에서도 배고픔이 큰 적이 됐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에서 훈련받은 것도 아니고,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서 독립 정부가 세워지기 전 굉장히 혼란한 시기에 세계 대회에 나가서 원대한 꿈을 펼쳐보자는 마라토너의 도전, 열정, 희생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시대정신이 힘들게 살고 계신 많은 국민분과 관객분들께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라며 남다른 각오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걸 강조했다.

영화 '1947 보스톤'은 오는 9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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