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스크걸' 고현정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송희 기자
입력 2023-08-31 0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넷플릭스 마스크걸 주연 배우 고현정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마스크걸' 주연 배우 고현정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은 제작 단계부터 드라마 팬들의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파격적 줄거리와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향연이 돋보이는 동명 원작 웹툰은 팬덤을 이끌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마스크걸'의 드라마화 소식에 팬들은 우려를 드러냈었다. 대부분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기할 배우들에 관한 걱정이었다. '마스크걸'의 인물들을 완벽히 소화할 수 없을 거라는 반응도 많았다.

하지만 드라마가 공개된 뒤 반응이 달라졌다. 시청자들은 "제발 살살 연기해달라"며 극찬하기 시작했다. '마스크걸'은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TOP 2위를 기록했고 수많은 '밈'을 양성해 냈다.

'마스크걸'의 흥행의 중심에는 배우 고현정이 있었다. '김모미'의 일생을 다룬 '마스크걸'의 대서사를 마무리하는 역할이다. 이한별, 나나의 배턴을 이어받아 세 번째 '모미'로 이야기의 문을 닫는 그는 단단한 내공으로 관객들을 끝까지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마스크걸'의 일부, 퍼즐 한 조각처럼 참여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작품이 공개된 뒤 주변에서 정말 많은 연락을 해왔고 글로벌적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해서 솔직히 얼떨떨해요. '이게 진짠가' 싶어요. 아직까지도 이런 반응들에 재밌어하는 중이에요."

고현정은 '마스크걸'의 시나리오를 읽고 단박에 출연을 결심했다. 작품이나 역할에 대한 부담과 우려보다는 매력적인 시나리오에 대한 욕심이 더욱 컸다.

"작품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시나리오도 파격적이었지만 무리한 부분 없이 잘 읽혔고요. 마지막 엔딩은 정말 마음에 들더라고요. 장르물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3인 1역이라는 점도 참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는 신선한 구성이죠. 이런 모든 점이 반갑고 좋아서 '이건 꼭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고현정의 예상대로였다. '마스크걸'은 그에게 굉장한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그는 "촬영 현장마저도 아름다웠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김 없이 드러냈다.

"개인적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요. 촬영할 때도 배려를 많이 받았고요. 현장은 그야말로 아름다웠어요. 평화롭고 즐거웠죠. 온에어 된 뒤에는 화제성도 있는 것 같아서 기분 좋았어요. '현장이 좋으면 결과물도 좋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넷플릭스 마스크걸 주연 배우 고현정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마스크걸' 주연 배우 고현정 [사진=넷플릭스 제공]

앞서 언급한 대로 '김모미' 역할은 세 명의 배우가 연기한다. 신예 이한별은 일명 마스크걸 '모미'를, 나나는 성형수술을 한 뒤 쇼걸이 '아름'이 된 '모미', 고현정은 죄수 번호 1047 '모미'를 보여주었다. 3명의 배우가 한 캐릭터를 연기 한다는 점은 흥미로운 요소기도 하지만 반대로 부담 요소기도 했다. "3명의 배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은 없었느냐"고 묻자, 고현정은 "그런 점은 크게 부담으로 느끼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 사람이더라도 10대, 20대, 30대의 모습이 각각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하잖아요. 특히 외모 때문에 성형 수술을 하고 다른 사람으로 살고 싶어 하는 캐릭터기 때문에 (다른 '모미'들과의 연결성) 큰 부담보다는 제가 맡은 '모미'의 심리에 더욱 집중하려고 했어요."

그는 '마스크걸' 배우들의 연기를 극찬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가 '모미' 중 가장 마지막으로 촬영했어요. 거의 순서대로 찍었거든요. 감독님께서 '앞에 모미 촬영분을 보겠느냐'고 했는데 안 보고 하겠다고 했었어요. 완성된 드라마를 보고 나니 '그냥 보고 할 걸' 싶더라고요. 어찌나 다들 연기를 잘하는지. 한별 씨는 데뷔작이고 어려운 연기인데도 관록 있는 배우처럼 침착하게 연기했어요. 제작발표회 때 하는 말들도 인상 깊더라고요. '내공 있는 배우로 성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나 씨는 세련된 연기를 하는 배우 같아요. 신파적인 게 없더라고요. 제가 다 고맙더라고요. 반했습니다. 염혜란 씨나 안재홍 씨는 말할 것도 없죠. 대단했어요. 극 중 '아이시떼루!(좋아합니다)'라고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뒤로 넘어갔어요. 그대로 볼 수가 없어서 잠깐 멈췄다가 봤다니까요. 하하."

'마스크걸' 속 '모미'에 관한 깊은 대화들도 이어졌다. 그는 '모미'가 악인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며 "안타까운 친구"라고 말했다.

"'모미'는 악인보다는 '또라이' 같아요. 속된 표현이긴 한데 이보다 맞는 표현을 아직 못 찾았어요. 하하하. 안타까운 친구죠. 예쁜 외모만 가지고 싶었던 게 아니라 무대 위에서 찬사받는 삶을 가지고 싶었던 아이 같아요. 모두에게 박수받고 싶지만, 외모가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아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하는 일들이 모두 최악의 결과를 낳은 거죠."

그는 '모미'가 '경자'(염혜란 분)의 모성을 마주하고 부러움을 느꼈을 거라고 해석했다.

"당당하게 내 아들에 대한 감정을 쏟아낼 수 있다는 게 참 부러웠을 것 같더라고요. '모미'는 딸 '미모'를 보면서도 한마디도 할 수 없었잖아요. 참 안타까운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주인공이겠죠. 이런 이유로 드라마의 엔딩이 참 좋더라고요. 딸 '미모'가 엄마 '모미'의 어린 시절 영상을 보게 되는데요. 모두에게 박수받고 찬란한 시절의 '모미'가 그 시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인상을 주더라고요. 무엇이든 다 가능했을 그 시절의 '모미'로요. 그 자체가 '마스크걸'의 엔딩 같았어요."
넷플릭스 마스크걸 주연 배우 고현정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마스크걸' 주연 배우 고현정 [사진=넷플릭스 제공]

그는 '마스크걸'의 화제성과 글로벌적 인기는 "공감"에서 오는 거라고 보았다.

"'모미'는 계속 선택의 기로에 서잖아요. 모든 선택이 옳다면 좋겠지만 사실 그러기 힘들잖아요. 극 중 인물들의 이야기에 동질감을 느낄 수도 있을 거 같고요. 또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인물과 그가 겪는 차별적인 문제들이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있었던 것 같아요."
넷플릭스 마스크걸 주연 배우 고현정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마스크걸' 주연 배우 고현정 [사진=넷플릭스 제공]

고현정은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아직 현역 뒤편으로 보내지 말아달라"며 연기 활동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정말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장르물도, 밝은 캐릭터도 욕심이 있죠. 또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도 좋은데요. 그동안이고, 지고, 홀로 끌고 가는 작품을 해왔었는데 부담이 컸었어요. 이렇게 여러 배우가 함께하는 작품을 해보니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일원이 되어 협력하고 해냈다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어요."

고현정에게 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 됐다. 그는 "배우로서 가지는 신념"을 언급하며 "내가 살고 있는 시대를 정확히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지. 어떤 세상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 신념이에요. 어떤 형태로든, 어떤 방법으로든 지금 세상과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해요. 그걸 관통해서 살아야 하고요."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