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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상의 팩트체크] 저축은행 2분기 실적, 정말로 더 나빠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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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8-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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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들의 2분기 실적이 더욱 악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1분기에 9년 만에 적자 전환한 뒤, 손실 폭을 더욱 키울 거란 분석이다. 아직까진 가결산 단계이지만, 현재까지 분위기상 이러한 예측은 사실에 가깝다. 실적 정상화는 적어도 올 하반기는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올 2분기 합산 적자액이 6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분기 합산 당기순손실액인 597억원보다 큰 규모다. 기준금리(3.5%)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조달 비용이 줄지 않는 상황에, 대손충당금에 대한 부담은 더 커졌다. 현 상황에 대해 “실적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푸념도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먼저 실적을 발표한 금융 지주 계열 저축은행들 사이에서 이미 감지됐다. 4대 금융(신한·KB·하나·우리) 계열 저축은행들의 2분기 순손실액은 110억원으로 1분기(-66억원)보다 40억원 넘게 늘었다. 4곳 중 KB저축은행을 제외한 3개 업체의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나빠졌다. 적자를 기록한 건 우리금융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 두 곳이다. 우리금융저축의 적자액은 1분기 -77억원에서 2분기 –183억원까지 커졌다. 신한저축(1분기 105억원→2분기 65억원)과 하나저축(16억원→10억원)의 흑자 규모도 크게 줄었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선전했지만, 크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다. SBI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의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 10억원 미만 수준이다. 그나마 1분기 업권 전체 실적을 견인했던 OK저축은행이 2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순익을 거둬들일 가능성이 큰 건 위안거리다.

OK저축의 1분기 순익은 376억원으로 경쟁사인 SBI저축(37억원), 웰컴저축(81억원) 등을 크게 상회했다. 1분기 실적 호조에는 유가증권 투자 등 일회성 요인이 강했지만, 이번에는 지난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둔 게 긍정 작용했다. 이에 비례하게 실적 돌파구를 마련할 여력이 생겼다. OK저축의 작년 말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조1401억원으로 SBI저축(5190억원)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중형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선 영업이 사실상 멈춰 있는 소형업체들보다 중형사들의 지출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가장 경계하고 있는 연체율 급증 현상은 2분기에도 발생하지 않았다. 대부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에서 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업계에선 실적 개선이 가시화하려면 반드시 기준금리 인하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조달 금리 관련 부담이 줄어야만, 실적 개선 방향을 고민해볼 여력이 생긴다는 뜻이다. 반대로 금리 인상기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면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의 경영 지침은) 모두 하반기에 금리가 하락 전환할 것을 가정해두고 수립한 것”이라며 “이러한 예상과 달리, 금리 인상기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경영 전략상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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