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보험사, 이대로 괜찮나…'부실사 난립·치킨게임식 경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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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07-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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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페이손보, 9개월 만에 새 수장 선임

  • 지난해 9월 대표 교체한 '캐롯·교보플래닛'도 적자세 여전

  • "중저가 상품 성장 제한적…대면 영업 채널 및 상품 수반되야"

왼쪽부터 장영근 카카오페이손보 대표 문효일 캐롯손보 대표 강태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대표사진각사 제공
왼쪽부터 장영근 카카오페이손보 대표, 문효일 캐롯손보 대표, 강태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대표. [사진=각사 제공]

적자가 지속되고 취임 1년도 채 안 된 수장이 교체되는 등 국내 디지털 보험사들이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때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래로 비대면 영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메기론'이 대두됐던 때가 무색할 정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부실사 난립에 따른 '치킨게임'식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이날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하고 장영근 전 볼트테크코리아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카카오페이손보 측은 "장 신임 대표는 글로벌 인슈어테크사인 볼트테크와 IT스타트업 등에서 혁신 상품과 서비스를 리드해온 IT 기반 사업 개발·운영 전문가"라며 "디지털 보험 상품과 IT 서비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글로벌 인슈어테크 기업에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본격적인 사업 확장과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권에서는 장 대표 선임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카카오페이손보가 9개월여 만에 최세훈 전 대표를 조기 퇴진시키고 재정비에 나선 것인데, 장 대표 취임 후 실적 개선에 성공할 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해 261억원, 지난 1분기 78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보험권에서는 추후 중저가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행보를 예상하고 있는데 해당 상품 구조로는 장기간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디지털 상품은 대면 채널이 없어 설계사 수수료 등 사업비 부담이 없다. 따라서 가격 경쟁력이 최대 무기로 여겨지며 소비자들 역시 같은 이유로 디지털 상품을 택하고 있다. 다만 한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일반 보험사 대비 손해율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상품 다양화로 손해율을 개선하는 원론적 방법만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실제 캐롯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도 지난해 9월 각각 문효일 대표와 강태윤 대표를 새로 선임했지만 큰 반등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캐롯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79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 1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2013년 출범 이후 계속 순손실만 기록 중이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총 14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으며 지난해 141억원, 올해 1분기 61억원 등 손손실을 기록했다. 디지털 손보사를 표방하고 있는 금융지주 계열 하나손해보험과 신한EZ손해보험 역시 올해 1분기 각각 83억원, 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들 모두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원수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매년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회의적 여론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대면영업 채널 구축과 확대가 수반되지 않는 한 '치킨게임'식 경쟁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는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이라 미니보험 상품 다각화를 진행할 공산이 큰데 소액 보험료로 손해율을 감당하면서 이득을 보기란 쉽지 않다"며 "소규모라도 대면채널 구축을 통해 수익성이 큰 상품을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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