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하는데...함께 잡자는 한국은행, 괜찮다는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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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기자
입력 2023-07-1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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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최근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국내 가계부채를 둘러싸고 통화당국과 금융당국 간 서로 다른 시각을 드러내면서 가계부채 해법찾기에 대해서도 엇박자가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은 증가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서는 당국 간 긴밀한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금융당국은 별다른 위기감 없이 현 상황에서도 관리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서다. 두 당국의 긴밀한 협조 없이는 가계부채의 근본적 관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대두되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시장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연일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과 더불어 부채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한은에서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직접 나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 총재는 지난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현재 103%를 넘어섰는데, 더 높아지면 우리 경제의 큰 불안 요인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금리 조정과 거시건전성 규제를 통해 해당 수준을 80%대까지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해당 발언이 있은 지 나흘 만인 이날에도 한은은 BOK보고서(장기구조적 관점에서 본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과 영향 및 연착륙 방안)를 통해 국내 가계부채에 대한 문제점 진단과 연착륙 마련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경태 한은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높다"면서 "금리를 조절하는 통화정책과 대출 한도 조정 등 거시건전성 정책을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올해 2분기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2조253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4, 5월에 이은 3개월 연속 증가로 그 폭도 5조8953억원으로 2021년 9월 이후 최대치다.

문제는 거시건전성 규제주체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현 가계부채 증가 움직임에 대해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 추이에 대해 "주택거래량이 예년 수준에 못 미치고 주택구입 이외 목적 대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택시장 투기수요 이어지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가계부채 관리보다 주택시장 안정화에 방점을 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통화당국과 정책당국 간 시각 차가 야기할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증가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긴밀한 정책공조가 필요하지만, 한쪽만 심각성을 인지하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예컨대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지적되는 정책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도 이와 같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았다. 이창용 총재는 두 당국 간 엇박자 지적에 대해 "미시적인 측면에서 물꼬를 터줄 필요가 있다"면서 당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이후 추가 발언 등을 통해 가계부채를 보는 시각 차이를 여실히 드러냈다.

한편 양 당국 간 시각차가 자칫 통화정책의 효과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거시건전성 규제로 가계부채를 줄이는 데 함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한은이 금리로만 가계부채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은은 통화정책 수립에 가계부채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경기둔화와 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물가 안정화 이후 금리를 낮춰야 하는데 한은이 가계부채 축소를 고려하다 자칫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의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은의 가계부채 우려에 대해 100% 공감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면서 “미시적으로 대출흐름을 바꾸기 어려운 만큼 거시적으로 대출 규제에 나서야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가능한데 현 금융당국 움직임은 오히려 가계부채 관련 규제 문턱을 낮추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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