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론→본PF 전환율 5% 미만, 저축은행 '부동산 폭탄' 우려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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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7-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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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사진=아주경제 DB

저축은행의 부동산금융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특히 사업 초기 자금으로 쓰는 브릿지론이 위험하다는 평가다. 사실상 본 PF(프로젝트파이낸싱)로의 전환이 멈춰선 상태라, 향후 상황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최근 개인 신용 및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고개를 든 상황에, 부동산 PF 관련 부실까지 본격화하면 경영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저축은행이 취급하고 있는 브릿지론이 본 PF로 전환한 경우는 5%에도 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가 1금융권에서 본 PF대출을 받기 전, 토지매입과 인·허가, 시공사 보증 등에 필요한 자금을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본 PF로의 전환이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한 신용평가사가 집계한 저축은행의 올 3월 말 총 브릿지론 규모는 대손처리 분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저축은행들이 브릿지론 신규 취급을 중단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본 PF로의 전환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관련 수치의) 증감 폭 변화 수준 자체가 워낙 미세해 굳이 발품을 팔아가며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라며 “낙관적으로 판단해도 본 PF 전환율은 5% 미만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더욱 가속화 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에 신규 분양물량이 전혀 공급되지 않고 있음에도, 미분양 감소가 더디게 진행되는 게 문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865호로 전월(7만1365호) 대비 3.5%(2500호)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향후 저축은행들의 건전성을 급격히 훼손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비중은 128%에 달했다. 전문가들이 판단하는 관련 적정 수치인 30~40%를 한참 상회한다.
 
만약 회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브릿지론은 실물이 아닌 관련 토지에 대한 개발감정가를 기준으로 대출이 진행되는 만큼 가치가 일반적으로 수도권은 10배 이상, 지방은 100배까지 높게 책정된다. 이에 과거 저축은행 사태(2008년) 전후 당시 5년 누적 회수율 역시 0.5% 미만 수준에 그쳤던 전례가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이러한 부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내 3대 신평사로 꼽히는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한 달 동안 저축은행 3곳(웰컴·키움·OSB)의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 중 웰컴은 한신평과 한기평 2곳에서 하향이 이뤄졌다. 다만, 이번 등급 하향을 촉진한 직접적인 요인은 개인 신용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다.

또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등급 전망 조정의 주된 이유는 개인 신용 및 주담대의 연체율 급등이며, 부동산 PF의 경우 정부 정책 등에 기인해 아직 본격적인 건전성 저하가 일어나진 않고 있다”며 “여기에 부동산 자산 부실화가 더해지면 저축은행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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