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리포트] 영화·TV 콘텐츠 제작도 디지털 전환…'버추얼 프로덕션' 투자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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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3-06-20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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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과 확장현실 개발 기법을 영상 제작에 융합

  • 통신사·콘텐츠 업계 스튜디오 등 장소·설비 확충

  • 세트 제작·철거 비용 절감, 별도 후반 작업 감축

  • 초연결 SKT '팀 스튜디오' 투자 협력 글로벌 확장

  • 파주에 CJ ENM 대형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

SKT LED월 기반 미디어 콘텐츠 제작소 ‘팀스튜디오’ [사진=SKT]

게임·확장현실(XR) 같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 기법이 영화와 텔레비전(TV) 방송 영상 제작 환경과 융합하는 ‘버추얼 프로덕션’ 산업 투자가 활발하다. 각자 영상 기획·제작과 디지털 신기술 개발 및 응용 영역에 강점을 보유한 기성 콘텐츠 제작사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자체 인프라 확충과 콘텐츠 제작을 위한 신기술 역량 확대에 돌입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 SK텔레콤(SKT)과 콘텐츠 사업자 CJ ENM, 영상 시각특수효과(VFX) 기술 기업 브이에이(VA)코퍼레이션 등이 버추얼 프로덕션을 위한 전문 촬영 인프라(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구축하거나 보유 기업과 제휴하고 콘텐츠 제작 기술 보급과 실제 제작 프로젝트에 나서고 있다. 앞서 ‘버추얼 휴먼’과 디지털 가상 공간을 다루는 메타버스 신사업 일환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콘텐츠 제작 환경 디지털 전환과 선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SKT, ‘팀 스튜디오’ 버추얼 프로덕션 역량 글로벌 확장 나서

SKT는 올해 4월 한국 기업 엑스온스튜디오, 싱가포르 버추얼 프로덕션 전문기업 AUX Media와 3사 업무협약을 맺고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 개발과 사업 협력에 나섰다. 엑스온스튜디오는 다양한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 노하우와 운영 능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되고 AUX Media는 자체 스튜디오 4개를 보유해 마리나베이 연말 카운트다운 행사, 싱가포르 나이트 페스티벌 등 현지 대표 온·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한 곳이다.

이들은 버추얼 프로덕션 분야에서 보유 역량과 전반적인 콘텐츠 제작 기술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SKT와 엑스온스튜디오가 진행하는 버추얼 프로덕션 제작 교육에 AUX Media 관계자가 참석하고 SKT와 엑스온스튜디오 관계자는 올해 AUX Media가 확장 개소하는 스튜디오를 방문해 제작 노하우를 교육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한국, 싱가포르를 포함하는 아시아 지역 버추얼 스튜디오 시장 동향 정보를 지속해서 교환하기로 했다.

SKT의 3사 협약은 SKT가 ICT 융합 역량을 활용하기 위해 먼저 투자를 시작한 버추얼 스튜디오 운영 전략과 연계된다. SKT는 자사 버추얼 스튜디오(팀 스튜디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는 AI스튜디오화(化) 목표 달성에 3사 협약 협력이 도움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혁 SKT 미디어제휴 담당은 “향후 각 국가 AI스튜디오를 연결해 글로벌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예고했다.
 

김혁 SKT 미디어지원담당이 2022년 10월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미디어 생태계 확장에 나서면서 팀 스튜디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SKT]

SKT는 1년 전 경기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3050㎡(약 930평) 규모로 VFX 기반 미디어 콘텐츠 제작 공간 ‘팀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팀 스튜디오는 U자 형태의 ‘볼륨 스테이지(길이 21m×높이 5m)’와 ‘XR스테이지(길이 5m×높이 3m)’ 등 ‘LED 월(Wall) 스테이지’ 2개를 갖춰 제작 콘텐츠 특성과 규모에 맞는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팀 스튜디오의 ‘TEAM’이라는 이름은 ‘Tech-driven Entertainment for Asian Movement’의 약자다. 

당시 SKT는 미디어 산업에서 시각적으로 초현실적인 콘텐츠가 다양화하고 소비자 눈높이가 상승해 팀 스튜디오와 같은 VFX 기반 버추얼 스튜디오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판단했다. LED 월을 이용하는 버추얼 프로덕션이 미국 할리우드 영화 업계와 각국 산업에서 확산하고 국내외 기업 투자와 스튜디오 설립 움직임도 활발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SKT는 자사 ICT 인프라를 활용하고 여러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역량을 공유·협력하는 ‘초연결’이 앞으로 글로벌 미디어 시장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팀 스튜디오 이름으로 다양한 스튜디오와 초연결을 주도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이를 기반한 전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국내 주요 스튜디오와 손잡고 시공간 제약 없는 콘텐츠 제작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팀 스튜디오 협력 출범 당시 SKT는 아우토(AOTO)사의 LED 스크린과 브롬튼(Brompton)사의 ‘이미지 프로세서’ 등 선도 기술 기업과 협력해 제작한 LED 월 스테이지로 ‘현지 촬영 없이 실사 수준 그래픽을 실시간 연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제작 환경에서 가상 배경을 덧입히고 특수 효과를 보태기 위해 크로마키 배경을 쓰는 촬영은 후반 작업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단점으로 꼽혀 왔다.

팀 스튜디오 LED 월은 촬영 단계에 실사에 준하는 배경이나 환경을 구현해 배우의 몰입도를 높이고 후반 작업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대규모 연출이 가미된 드라마, 광고, 뮤직비디오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에도 대형 LED 월이 적용된 ‘볼륨 스테이지’를 활용하고, 라이브 커머스 등 실내 배경 콘텐츠 제작에 ‘XR스테이지’가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웹세미나, 콘퍼런스 등 생방송 콘텐츠 실시간 송출에도 활용 가능하다.

SKT는 팀 스튜디오 구축 이전부터 실감형 플랫폼과 VFX 기술을 융합한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추진했다. 2021년 6월 메타버스 분야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비브스튜디오스’와 사업 협력 및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비브스튜디오스와 투자 협력으로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점프 버추얼밋업’ △점프AR △점프스튜디오 등에 비브스튜디오스의 3D 영상 제작 기술을 결합해 메타버스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CJ ENM, 파주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로 미래 콘텐츠 제작역량 선제 확보
 

CJ ENM 미래형 영상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 [사진=CJ ENM]

CJ ENM은 차세대 실감형 콘텐츠 제작을 본격화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손잡고 2021년 5월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를 구축했다. 내부에 메인 LED 월(길이 20m×높이 7m 이상)과 2기의 마이크로 LED 월(길이 20m×높이 3.6m)을 설치해 콘텐츠 장르와 시나리오에 따라 다양한 촬영을 할 수 있게 했다. 메인 LED 월은 화질 선명도를 높인 삼성전자 최신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더 월’ 제품을 세계 최초로 탑재한 타원형 구조로 세워졌다.

CJ ENM은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 벽면 360도와 천장을 모두 대형 LED 월로 꾸몄다. 디지털 융합 영상을 제작하기 위한 배경을 LED 월에 구현할 수 있게 했다. 피사체와 카메라 사이 원근감을 계산해 디스플레이에 실시간 적용하는 방식으로 높은 실감도를 얻으면서 후반 작업 소요시간을 줄이고, 물리적 세트 설치, 철거를 반복하지 않아도 돼 제작비 절감 효과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곳에서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를 활용해 블록버스터급 영화와 드라마 제작부터 전용 콘텐츠 제작까지 추진한다. 해외 촬영과 미술세트 대체로 영화·드라마 등 제작비를 절감하는 한편 메타버스, 몰입형 XR 스테이지 등을 적용한 예능·공연 콘텐츠도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는 경기도 파주시 21만381㎡(약 6만4000평) 규모 복합 스튜디오 단지인 ‘CJ ENM 스튜디오 센터’에 들어선 13개 동의 스튜디오 중 하나다. CJ ENM 스튜디오 센터는 실내 스튜디오, 야외 오픈세트, 버추얼 프로덕션 시설 등을 한 곳에 모아 웰메이드 콘텐츠 제작에 최적화한 장소로 평가된다. CJ ENM은 이곳에 2년여 기간과 2000억원 비용을 들여 작년 상반기 구축을 완료했다.
 

최찬 VA 팀장이 30일 하남 스튜디오에서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의 촬영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상우 기자]

LG전자도 VA코퍼레이션과 손잡고 버추얼 프로덕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양사는 버추얼 프로덕션 제작에 적합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협력 중이다. VA코퍼레이션은 2022년 2월 ‘VA 스튜디오 하남’에서 LG전자와 공동 연구개발 센터를 열고 LG전자 LED 월 원격 관리, 색 보정, 조명 프로그램을 적용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및 이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추진을 예고했다.

VA코퍼레이션은 2022년 3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와 10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계약을 맺고 경기도 일대 11만5000㎡ 규모 버추얼 스튜디오 확충, 메타버스 전문 인재 양성, 신사업 개발 등 역량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콘텐츠 제작환경 디지털 전환해야”…제작사·기술 업계 현장 간담회

정부는 미디어·콘텐츠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버추얼 프로덕션 산업 활성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7일 파주 CJ ENM 스튜디오 센터에서 버추얼 프로덕션 활용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AI와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미디어·콘텐츠 정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CJ ENM과 비브스튜디오스 등은 버추얼 스튜디오 운영사로서 이 분야에 해외 솔루션 의존도가 높고 운용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설명했다. 국산 솔루션 개발 지원,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 활용 콘텐츠 제작 지원 확대를 통해 산업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LED 월 제조사인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기술 인력 양성과 기술 연구개발,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부 주도 산업 활성화 정책을 기대했다. 버추얼 스튜디오 기술 활용 경험을 보유한 콘텐츠 제작사들은 자체 인프라를 보유하지 않은 중소 제작사와 방송사가 이 기술을 접할 기회를 얻도록 공공 인프라 구축과 민간시설 이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장관은 “버추얼 프로덕션이 제작비를 절감하고 제작 환경을 자동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AI·데이터 접목, 버추얼 프로덕션 등 디지털 전환은 중요한 경쟁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난 7일 CJ ENM 스튜디오 센터를 방문해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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