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이상 소규모사업장 중처법 적용 코 앞..외주제작업계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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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언 기자
입력 2023-06-1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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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싸이 흠뻑쇼' 콘서트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가수 싸이가 공연을 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017년 12월 드라마 '화유기'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가 추락해 척수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사고가 발생했다. 스태프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는 여론이 드라마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쳤고,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했지만 드라마는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2022년 7월 가수 싸이의 콘서트 '흠뻑쇼'에서 외주 스태프인 20대 외국인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콘서트 안전 관리에 평소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콘서트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됐던 중대재해처벌법이 내년 1월부터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소규모 사업장에도 확대 적용된다. 사실상 대부분의 사업장이 중대재해처벌법망을 피할 수 없게 된 셈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소규모인 외주 제작업계는 법 시행 6개월을 앞두고도 안전시스템 구축 등 대비를 하고 있지 않아 줄줄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내년부터 외주 제작업계도 중처법 적용…안전 지침 여전히 미흡
19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방송·영화 제작현장에서 총 164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중대재해'에 해당하는 사건은 약 40건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반면 산업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에 비해 개인방호구 지급 등 현장 스태프, 작업자들을 위한 안전 장치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실시한 '방송·영화 제작 현장 스태프의 산업안전 보건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장 기본적인 개인방호구인 안전모를 지급 받는다고 응답한 근로자는 104명 중 48명으로, 안전모 지급률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 같은 외주 제작업계의 열악한 환경 탓에 업계 종사자들은 이전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하루빨리 적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2021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작업 현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6개월 이상 치료를 필요로 하는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시행 이후 3년간 상시근로자 수에 따라 유예기간을 뒀다. 이에 따라 올해까지는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었지만 내년 1월 27일부터는 '상시 근로자 5명 이상' 사업장에도 전면 적용된다. 적용 사업장이 대폭 확대되면서 방송 제작자, 용업업체 직원 등 50인 이하의 소규모 인원으로 구성된 외주 제작업계도 중대재해처벌법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외주 제작업계의 현장 근로자들은 안전 교육이나 장치 지급 측면에서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이상길 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외주 제작, 문화예술 업계도 건설업계만큼이나 다양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하는 곳이고 안전 관리가 필요한 곳인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앞두고 이전과 달리 진일보 하게 바뀌었다고 느낄 만한 것은 없다"며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달라고 계속 협회나 단체 등에게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주 제작업계 특수성 반영 안전보건체계 구축 필요

전문가들은 급박하게 일이 돌아가는 업계 특성상 충분한 안전 교육이나 조치 없이 '꽉 잡아', '조심해'라는 지시만 하고 사고가 발생해도 쉬쉬하고 넘어가던 분위기가 팽배해 업계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D와 제작사 대표 이력이 있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전문 이용해 YH&CO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방송 제작 등 엔터 업계 현장은 매우 긴박하고 촉박하게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데, 지금까지 소규모 제작사 및 용역업체의 경우 인적·재정적 여력이 없어 안전에 대한 대비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내년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 현장에서 사고 발생 시 작업 중지, 특별감독, 수사 대응, 손해배상책임 등 막대한 손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외주 제작업계는 그 업계에서만 사용하는 기술, 용어, 제작 방식 등이 있기 때문에 일반 기업들에게 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자문과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약 6개월 앞둔 지금 시점부터 외주 제작업계도 미리 이 분야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대비해야 막대한 손해배상, 작업 중지 등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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