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소설가 오정희 홍보대사 위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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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3-06-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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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예술단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책임 져야 할 사람"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 앞에서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이 2023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에 위촉된 오정희 소설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국제도서전이 첫날 파행을 겪었다. 한국작가회의와 문화연대 등 문화예술단체는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시행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이던 오정희 소설가가 서울국제도서전 홍보 대사 6인 중 한 명으로 위촉된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문화연대, 민변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블랙리스트이후(준), 한국작가회의 등 여러 단체들은 14일 서울국제도서전이 개막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오정희 소설가는 박근혜 정부 시절 자행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의 실행자”이며 “이러한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대한민국 문학과 도서출판을 대표하는 국제행사의 홍보대사로, 대한민국 법원과 정부는 물론 자신들 스스로 공언했던 국가범죄의 실행자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진상조사위의 조사결과 오정희 소설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제5기) 위원이자 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들(2015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사업, 우수문예발간지사업, 주목할만한작가사업 등)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라며 “2015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심의에서 심사위원들이 배제조치에 끝내 반발하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30여 명을 무더기로 배제하는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실행에 가담하였다. 당시 오정희 소설가는 블랙리스트 실행 사실을 명백하게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개막식 행사장에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는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오정희 작가는 1968년 등단해 이상문학상을 비롯한 여러 문학상을 받는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해온 여성 작가로 꼽힌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은 홍보대사 6명 전부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여성 문인들로 위촉했다. 오 작가는 가장 원로로서 김인숙·편혜영·김애란·최은영·천선란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논란은 계속돼왔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오정희 작가가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지만, 해당 의혹이 불거져 결국 자진 사퇴했다.
 
서울국제도서전을 주관하는 대한출판문화협회의 홍태림 정책팀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오정희 소설가의 홍보대사 위촉에 반대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말 정책팀장으로 일하기 시작했다는 홍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입사를 해보니 서울국제도서전의 홍보대사 가운데 한 명이 청와대, 국정원, 문체부가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실행하는 것을 인지하고 가담한 정황이 뚜렷한 오정희 씨였다”고 술회했다.
 
이어 그는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와 제도 개선을 위한 운동에 연대해 왔던 출협이기에 순리대로 해결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나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해결에 이르지 못했다. 오 작가는 서울국제도서전을 통해 사회적 면죄부를 부여받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2023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에 위촉된 소설가 오정희(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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