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리턴 마케팅 뜬다...단종 제품의 화려한 부활

불닭볶음탕면,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 공식몰 갈무리]

불황에 ‘리턴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수년간 자취를 감췄던 단종 제품들이 대형마트나 편의점 판매대로 다시 돌아오며 매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탕면,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의 립파이 초코가 대표적인 사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가 소환한 먹거리를 재출시한 식품업체들이 관련 제품을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 

삼양식품은 이달 1일부터 불닭볶음탕면의 판매를 재개한 후 네이버스토어 매출이 200%나 뛰어올랐다. 지난 9일 기준 삼양식품의 네이버스토어 총매출액은 3억원에 달한다. 이는 월평균 매출 1억원을 3배 가량 웃도는 수치다.

지난 2016년 처음 출시된 불닭볶음탕면은 당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불닭볶음면 흥행에 밀려 2018년 단종됐다. 하지만 해외에 수출된 불닭볶음탕면을 역직구하는 소비자까지 나온 데다, 공식 홈페이지에 재출시를 요구하는 소비자 문의 글만 1000건을 넘기면서 다시 출시됐다. 

본 판매 전인 지난달 31일 삼양식품 공식 네이버스토어에 제품을 공개한 직후 1주일가량은 수요가 급증하며 ‘품귀 대란’이 일었다. 현재 삼양식품의 공식 네이버스토어에는 재입고 여부를 문의 글도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삼양식품 공식몰의 한 불닭볶음탕면 판매 페이지에는 "언제 재입고하나요"란 내용의 게시글이 22개 올라와 있다. 

삼양식품은 주문량이 몰려 품절 사태가 빚어지자 공지글을 게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 상황이다. 

공지글에는 최근 불닭볶음탕면(봉지·멀티)의 재출시로 주문량이 폭주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립파이 초코. [사진=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도 소비자 재출시 요구에 응답했다. 시중에서 사라진 지 8년 만인 지난달 립파이 초코를 립파이 후속 제품으로 선보인 것이다. 립파이는 2015년 수요 감소로 단종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고객 요청이 쇄도하자 지난달 소비자 곁으로 돌아왔다.  

초기 판매 실적도 긍정적이다. 롯데웰푸드가 설정한 목표 매출액 5억원을 가뿐히 넘어설 기세다. 지난달 23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립파이 초코는 출시 20일여일 만에 초도 물량인 60만개 모두 납품을 마친 상태다. 지난달 납품 기준 립파이 매출액은 10억원에 달한다. 론칭 당월인 5월 목표였던 매출(5억원)에 비해 두 배가량 초과 달성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 대형마트에서 다른 신제품에 비해 립파이 초코의 판매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고 있다. 생각보다 더 잘 팔리고 있다”면서 “매출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밀려드는 주문량에 맞춰 주야로 생산공장을 풀(Full) 가동해 초도 물량보다 더 많은 수량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업체들이 리턴 마케팅에 나서는 것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가 출시를 요청하는 제품은 희소성이 있거나 수요가 어느 정도 확인된 사례인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면 리턴 마케팅이 성행하게 마련"이라면서 "경기 침체로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소비자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면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판매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