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석 한국폴리텍대학 조교수]
슈퍼폰의 정의는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2012년 ARM과 엔비디아는 “슈퍼카와 같이 기존의 스마트폰보다 훨씬 성능이 좋은 기기”를 슈퍼폰으로 정의하였다. 둘째, 2015년 중국의 샤오미는 앞으로 미래에 스마트폰을 대체할 기기로서 "사용자 행동과 습관을 기억하고 취향과 선호를 이해하는 살아있는 유기체 같은 모바일 기기”를 슈퍼폰으로 정의하였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현재, 전자와 같이 고성능의 스마트폰은 지속 출시되고 있지만, 후자와 같은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슈퍼폰은 아직 실체가 등장하지 않았다.
이렇게 스마트 기기의 성능은 날로 좋아지고 있지만 우리는 그 성능을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앱은 SNS, 웹 브라우저, OTT, 배달앱 등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2022년 4월,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는 만 10세 이상 한국인의 모바일 앱 사용자 수를 발표하였다. 카카오톡, 유튜브, 네이버, 쿠팡, 네이버지도 순으로 월 사용자 수는 각 4,594만, 4,411만, 4,145만, 2,701만, 1,993만이었다.
스마트폰 보급의 초창기로서 국내 보급률이 60% 중반이었던 2012년, 닐슨 스마트폰 인사이트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앱 이용 개수는 월 평균 55개라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90% 중반이 된 2018년, 모비데이즈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앱 이용 개수는 월 평균 39개라고 발표하였다. 이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았던 초창기에는 다양한 앱을 사용했으나 이제는 자주 사용하면서 익숙한 SNS, 웹 브라우저, OTT, 배달앱 등을 중심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톡과 같이 사용자가 많은 앱들의 경우, 서비스의 범위를 SNS 뿐만 아니라 쇼핑, 금융, 택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여 플랫폼 형태로 개발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하나의 앱 또는 플랫폼으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을 슈퍼앱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카카오톡, 일본의 라인, 중국의 위챗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슈퍼앱은 많은 사용자 수를 보유한 SNS 또는 배달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2년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013년 이후 최저라고 발표하였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인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25.6개월이었으나 2020년에는 43개월로 증가하였다. 최근에는 43개월보다는 약간 하회하였다고는 하나 10년 전에 비해서는 그 주기가 매우 길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오더라도 기존의 스마트폰으로도 앱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기에 기기에 대한 인기는 다소 시들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제는 하드웨어 그 자체보다도 소프트웨어의 확장, 즉 슈퍼앱의 등장이 이 분야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모바일 앱 시장에서 슈퍼앱들이 어떤 영역까지 확장해 나갈 지와 어떤 슈퍼앱이 등장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항공대학교 정보통신공학 학사 △아주대학교 정보통신공학 석사 △ 서울대학교 도시계획학 박사수료 △ LG전자 및 LG유플러스 연구소 책임 △ 한국폴리텍대학 데이터융합SW과 조교수 △ 저서 - 나도 하는 파이썬 데이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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