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중국의 자율주행차 개발이 기대된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권가림 기자
입력 2023-06-02 05:5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이순남 기아 전 전무

글로벌 기업들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관련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미국 자율주행 기술 기업인 웨이모는 지난 3월 직원 200명을 해고했고 GM의 크루즈는 지난해 결산에서 5억6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포드와 폭스바겐도 공동 출자했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를 지난해 10월 청산했다. 일론 머스크는 2019년 리스로 판매한 모델3를 로봇 택시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여전히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 방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레벨4 이상 자율 주행 기술은 테슬라가 주도하는 '비전 방식'과 웨이모, 바이두 등이 운용하는 '기하 정보(Geometry) 방식'으로 구분된다. 

기하 정보 방식은 라이다를 비롯한 여러 센서에서 얻은 정보를 3D 고정밀 지도와 교차 확인하며 주행하는 방식이다. 안전 측면에서는 우수한 편이다. 그러나 KTX가 안전하고 빠르게 운행할 수 있지만 레일이 없으면 1m도 앞으로 갈 수 없는 것처럼 고정밀 지도가 있는 지역에서만 운행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기하 정보 방식을 활용해 유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중국 베이징 등 소수 대도시에 한정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웨이모, 바이두도 공도에서 실증 실험을 하고 있으나 이들의 실험 차량은 1000대도 안 된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개발해 온 비전 방식으로 자율주행 개발이 안 된다면서 FSD 베타 버전을 만들고 있다. 일론 머스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이유다. 완전 자율주행의 딥러닝도 한계를 맞고 있다. 주행 상황과 돌발 변수를 고려할 때 주행 시나리오는 무한대지만 완전 자율주행의 근간인 딥러닝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제한적이다. 여기에 고정밀 지도를 만드는 기간도 길고 비용도 여전히 높은 편이다. 자율주행 인허가와 관련한 각국의 법 정비 지연도 자율주행차 실현을 가로막고 있는 요소들이다.

이 가운데 중국은 '디지털 트윈' 방식으로 테슬라와 웨이모 등을 앞서나가려 하고 있다. 중국이 비전 방식과 기하 정보 방식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고정도 지도와 라이다 센서, AI로 수많은 돌발 변수에 모두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센서 비용으로는 중국 고객이 타는 저가격 차량에 탑재하기 어렵다고 봤다. 

디지털 트윈 방식은 자율 운전 주체를 차와 도시 시스템으로 분담하는 방식이다. 도로 주위에 설치된 카메라 센서에서 얻은 정보와 차량이 입수한 정보를 서로 체크하는 방식으로 자율주행이 되면 비싼 고정밀 지도도 필요 없이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방식은 한국과 미국에서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로 실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에서는 비교적 쉽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자율주행 기술 표준이 가장 먼저 세계를 지배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순남 기아 전 전무 [사진=본인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