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베낀 과제 '0점 처리'…美 대학 강사 논란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의 어느 대학 강사가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사용해 과제를 제출한 학생들에게 '0점 처리'를 통보해 논란이 일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텍사스A&M대 농업대의 동물과학 강사인 재러드 멈이 지난 15일 자신의 수업 수강생 모두에게 '미달'을 뜻하는 'X' 학점을 주겠다고 통보했다고 18일(현지시간) 전했다. 

WP에 따르면 멈은 학생들이 제출한 에세이를 챗GPT에 입력한 뒤 AI를 통해 쓴 글인지 감지하도록 했다. 그 결과 부정행위를 했다고 판별받은 학생들에게는 0점을 줬다.

멈은 해당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나는 컴퓨터의 실력이 아니라, 학생이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업은 대부분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수강했는데, 학생들은 이 과목에서 낙제해 이번 학기 졸업이 무산될 수 있어 두려워했다고 WP는 전했다.

한 학생은 WP를 통해 "우리는 학위를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노력이 인정받지 못하고, 인격을 의심받아 정말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또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과제를 작성한 구글 문서 프로그램의 시간 기록 등을 증거로 수집하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텍사스A&M대 측은 "멈의 수업에서 낙제하거나 졸업이 취소된 학생은 없다"며 "여러 학생이 무고함을 인정받고 성적을 다시 받았으며, 한 학생은 챗GPT를 사용한 것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AI를 둘러싸고 찬반 양론이 나오고 있다. 

뉴욕시는 표절을 조장하고 학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립학교에서 챗GPT를 쓰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많은 교수들은 챗GPT를 휴대용 계산기 등과 비교하며 교육 커리큘럼을 시대적 변화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수 회사들이 챗GPT 관련 표절 탐지 프로그램을 속속 출시했으나 실제 테스트 결과 사람이 작성한 글을 AI가 작성한 것으로 잘못 파악하는 사례가 많았다. 

WP는 "이번 사건은 AI와 관련, 현재 교육자들이 마주한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