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당국과 시장 엇박자에 금융시장 '혼란'…"계속적 조정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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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3-05-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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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과 미국에서 통화당국의 정책 방향과 시장의 기대감이 어긋나는 현상이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통화당국은 긴축적인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지만, 각종 시장지표는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미국에서 발표되는 금융시장 지표들을 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4.00%로 현재 미국 기준금리(5.00~5.25%)를 밑돌고 있다. 지난 3월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위기 당시 5.07%까지 급등한 이후 꾸준히 하락해 최근까지 4% 안팎으로 등락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시장에서는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미국 기준금리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같은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연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보스틱 총재는 “물가 상승에 대한 대응이 최우선 임무”라며 “우리는 목표치(물가상승률 2%)로 돌아가야 하고 일부 비용이 따른다면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IBK 경제브리프’를 통해 미국에서 근원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역전하는 사례가 지난 3월 발생했다는 점을 조명했다. 연구소 측은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역전 기간은 최소 1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피봇)이 올해 내에 이뤄지긴 힘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연준과 시장지표 사이에 발생하는 괴리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장 지표는 연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대다수 분석기관은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라며 “향후 시장의 시각이 연준 입장으로 수렴하면 단기간에 시장지표가 큰 폭으로 조정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현상은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렸지만 은행권은 오히려 시중금리를 낮췄다. 당시 채권가격도 은행권에 동조하면서 기준금리 연착륙을 예상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2월과 4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후 인상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았다. 매파적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그러나 국채 1·2년물 금리는 이달 내내 3.2~3.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단기채권 금리 역전 현상이 끝나가는 듯한 움직임도 보인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을 중심으로 통화당국과 시장지표의 메시지가 달라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다른 한쪽에서는 시장의 예상이 통화당국 메시지와 충분히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시장지표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돼 결정되는 것”이라며 “기대감으로 형성된 전망치에 각종 거시경제 지표 등 실제 수치가 발표되면 기대감을 조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인데 최근 불확실성이 커져 그 조정 폭이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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