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DSA 논의 '점화'... "소비자 보호는 기업 이익과 상충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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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3-05-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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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서비스 이용자 보호 입법 위한 토론회 개최

  • EU, 내년 DSA 시행해 다크패턴 등에서 소비자 보호

  • 자율규제 중심인 한국 "법으로 큰 테두리 만들어야"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왼쪽줄 두 번째)이 16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판 DSA 입법 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상우 기자]

디지털 세계에서 소비자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시작됐다. 거대 플랫폼과 디지털 서비스에서 사용자 차별이나 불법 정보 노출 등 역기능을 차단하고, 권익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윤영찬·이정문·박완주 의원 등은 '한국판 DSA 입법 토론회'를 열고 국내 사용자 권익 보호를 위한 입법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필모 의원은 "빅테크 플랫폼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됐다. 챗GPT 등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법, 제도, 문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유럽연합(EU)은 디지털시장법(DMA)이나 디지털서비스법(DSA) 등 플랫폼 독과점 방지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법안이 발의돼 시행됐거나 시행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도 플랫폼 독과점 방지법안과 이용자 보호법안 등이 발의됐지만 계류된 상태"라며 "이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 논의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EU는 지난 2022년 4월 DSA에 대해 합의하고, 오는 2024년 2월부터 디지털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주요 적용 대상은 온라인 쇼핑몰, 앱 마켓, 소셜 미디어, 콘텐츠 등 17개 플랫폼 사업자와 2개 검색엔진 사업자다. 이른바 빅테크로 불리는 기업이다.

이들은 DSA에 따라 불법 콘텐츠 유통 차단, 자동화된 콘텐츠 추천이나 광고에 대한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 소비자 거부권 행사, 다크패턴 금지 등을 준수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망법, 전자상거래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다양한 법률에 이러한 규제가 분산돼 있고 그 범위나 강도가 DSA보다 약하다. 특히 분산으로 인한 사각지대도 있어, 더 포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EU DSA 도입 목적을 자국 산업 보호장치로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자국에서 자생하는 플랫폼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구글이나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시장 잠식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한다는 시각이다. 이 때문에 한국 시장은 법에 의한 규제보다 자율규제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국내 시장에 맞춘 규제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규제가 과도한 것이 아니다. 자율규제만으론 한계가 있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가이드라인을 주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강력히 규제해야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종연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보호와 기업의 이익이 서로 상충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기술 발전에 따른 보호 강화는 이용자 보호뿐만 아니라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규제는 기업에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이를 알리기 위한 소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선 '다크패턴'에 대해선 소비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다크패턴이란 사용자가 찾기 어렵거나 다른 내용으로 혼동하기 쉬운 위치에 동의를 구하는 버튼을 표시해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정보 제공을 허락하거나 부가 서비스 등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기법이다. 무료 소프트웨어 설치 시 부가기능 설치 해제 버튼을 찾기 어렵게 만들어 관계사의 여러 소프트웨어 추가설치를 유도하는 것이 대표적인 형태다.

소비자보호법에서 이를 다룰 수 있지만, 기술발전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다크패턴을 따라가기 어렵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다크패턴을 통한 사전동의 금지를 다루고 있지만, 개인정보에 국한돼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 권익 향상을 위해 한국판 DSA에도 관련 규정을 명문화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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