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하도급 분쟁 개입 과도…민간 자율조정 기능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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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3-05-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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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산하 조정원 2011년부터 분쟁조정 시작

  • 지난해 361건(80%) 독식…민간 협의체 유명무실

[사진=연합뉴스]


경쟁당국이 배달·오픈마켓 등 플랫폼 분야에 대해 각종 분쟁의 자율 조정을 강조하고 있는 데 반해 하도급 분쟁의 경우 민간 영역을 과도하게 침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9개 사업자 단체에 설치된 분쟁조정협의회가 유명무실화하면서 자율 조정 기능이 급격히 약화하는 모습이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분쟁조정협의회 조정 건수 총 431건 가운데 공정위 산하 공정거래조정원이 시정한 건수는 361건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83%에 달한다.

건설협회가 69건으로 뒤를 이었고,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한국공정경쟁연합회는 조정 건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조정원은 2011년 6월부터 하도급 분쟁 조정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해 2012년 184건, 2013년 330건, 2014년 335건 등으로 존재감을 확대해 왔다. 2019년에는 조정 건수가 557건까지 치솟았다.

반면 2010년까지 민간에서 이뤄지던 자율 협의는 조정원의 등장으로 급감했다.

2010년께만 하더라도 100건을 웃돌던 공정경쟁연합회 조정 건수는 2016년 이후 한 건도 없었고, 중기중앙회에 설치된 협의회도 2015년 이후 0~2건에 그쳤다. 건설협회를 제외하면 7곳의 민간 협의체 조정 건수는 연간 1건 안팎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하도급 분쟁 조정 실적 비중은 2011년 조정원 12.5%, 사업자단체 87.5%에서 2013년 역전된 이후 현재까지 조정원이 8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도급 분쟁 조정 제도는 하도급 거래 시 발생하는 분쟁을 복잡한 소송 절차를 통하지 않고 전문성을 가진 기관에서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마련된 제도다. 

민간 영역의 분쟁은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유도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공정위 조사·제재를 면하도록 하려는 취지다. 반면 공정위 산하 조정원은 사실상 공공 영역이라 정부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 민간 업체 관계자는 "공정위가 분쟁 조정 안건을 주로 조정원에 배분하다 보니 사건이 집중되는 양상"이라며 "해당 제도가 제대로 홍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업 분야마저 다양해 민간 협의체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측은 "협의회에서 합의를 도출하거나 조정에 실패한 경우 모두 공정위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원하도급 업체들도 공정위 수준의 전문성을 요구하기 마련"이라며 "협의회 구성 요건인 9명의 위원을 확보하지 못해 해체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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