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캐나다 관계 '살얼음판'…양국 외교관 맞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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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5-0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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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AP·연합뉴스]

 


캐나다와 중국 양국 관계가 살얼음판이다. 캐나다 정부가 토론토 주재 중국 외교관을 추방하자, 이에 맞서 중국 정부가 상하이에 있는 캐나다 외교관을 맞추방했다. 중국의 캐나다 선거 개입 의혹 등으로 냉각된 양국 관계가 이번 외교관 맞추방 사태로 꽁꽁 얼어붙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가 이날 토론토 주재 중국영사관 소속 자오웨이를 자국 국회의원 사찰 혐의로 추방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상하이 주재 캐나다 총영사관에 소속된 제니퍼 라론드 영사에 오는 13일 전까지 중국을 떠날 것을 지시했다.
 
앞서 캐나다 매체 글로브앤메일은 캐나다 정보기관의 2021년 문서를 인용해 중국 외교관인 자오가 마이클 청 캐나다 국회의원과 홍콩에 거주하는 그의 친인척을 탄압하기 위해 정보 수집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청 의원은 지난 2021년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을 ‘대량학살’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면서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이 문서는 중국의 정보 수집 움직임과 관련해 “이 의원(청)을 본보기로 세워 다른 이들이 반중국 노선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정치권을 포함한 캐나다 내에서는 자오를 추방하라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지난주까지 머뭇거리던 트뤼도 내각은 이날 추방을 결정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캐나다는 자오웨이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어떤 형태의 내정간섭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상하이 주재 캐나다 총영사관에 소속된 제니퍼 라론드 영사에 중국을 떠날 것을 지시하고, 캐나다의 페르소나 논 그라타 지정에 ‘엄정교섭’을 제기했다. 중국은 특정 사안에 외교 경로로 항의할 때 엄정 교섭이란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아울러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추가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청 의원은 이날 자오의 추방이 결정된 후 캐나다 정부의 결정이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중국이 캐나다에 있는 외교관을 이용해 캐나다인과 그 가족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수년 동안 알고 있었다”며 “이는(추방은) 몇 년 전에 일어났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보도를 통해서 이번 사태를 처음 접했다고 했다. 그는 캐나다 보안정보국(CSIS)이 해당 사안이 중대한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외부에 보고서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앞으로 이런 정보를 본인과 공유하도록 정보기관에 강제하겠다고 했다.
 
중국의 캐나다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캐나다와 중국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최근 중국의 선거개입 혐의에 대해 공개 조사가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특별 보고관을 임명했다.

양국의 냉각 관계는 지난 2018년 캐나다 당국이 미국에서 수배 중인 멍완저우 화웨이 당시 부회장을 자택 구금하자, 중국 당국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캐나다인 두명을 구금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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