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n Trend] '시험 비행' 넘어 첫 '실전 비행'…누리호 3차 발사 준비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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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고흥)=윤선훈 기자
입력 2023-05-0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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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24일 누리호 3차 발사 예정…막바지 준비 작업 분주

  • 지난 두 차례 비행과 달리 이번 비행은 고객사 위성도 실어

  • 첫 '실전 비행'에 의미…위성 탑재 감안해 기존 대비 비행 시간 등도 변경

  • "발사체 신뢰도 더욱 높여, 이를 발판으로 더 크게 뻗어나갈 것"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총조립동에 누리호 1,2단이 결합된 채로 보관돼 있다. [사진=항우연]

누리호 3차 발사가 오는 24일로 예정된 가운데 막바지 준비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다. 누리호 3차 발사는 시험비행(Test Flight) 성격의 지난 1·2차 발사와 달리 실용급 위성을 우주 궤도에 투입하는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3일 찾은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누리호 발사체의 막판 조립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누리호 발사체는 총 3단으로 구성됐다. 이 중 1단과 2단의 조립은 이미 마무리돼 조립동에 대기 중이다. 현재 나로우주센터 내 위성보관동에서 3단 조립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발사체 조립 자체는 마무리됐으나 각종 위성들이 3단 내 탑재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결합 작업이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 1일부터 사흘간 누리호에 탑재될 위성들이 위성보관동에 입고됐다. 위성보관동은 발사체에 탑재하는 위성체를 최종 점검하고, 발사체에 탑재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곳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3단부가 완성되고, 3단이 나머지 부분과 최종 결합되면 누리호 결합 작업이 마무리된다.

장영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책임연구원은 "현재 각종 위성들을 3단에 조립하기 위해 작업 중이며 결합 작업을 마무리하면 다시 조립동으로 3단을 이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상 첫 실용 위성 탑재된다…"실용급 위성 발사체 데뷔전"

이번에 발사되는 누리호 3호기에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 1기와 큐브위성 7기가 장착돼 누리호와 함께 우주로 발사된다. 누리호 발사 과정에서 실용급 위성이 탑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누리호 1·2차 발사에서는 처음 개발한 우주발사체의 시험 비행으로 실용 위성이 아닌 위성모사체와 성능검증위성을 탑재한 바 있다. 이번에 누리호가 실용급 위성 발사체로서 데뷔전을 갖는 셈으로, 지난 발사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주 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NEXTSAT-2) 2호기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에서 제작됐다. 영상레이다(SAR)를 탑재한 위성으로 2년간 근지구 궤도 우주방사선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SAR의 국산화와 우주 검증도 주요 임무 중 하나다. 이러한 작업을 고도 550㎞에서 진행하게 된다.
 

나로우주센터 위성보관동에 입고된 카이로스페이스 큐브위성. [사진=항우연]

SAR은 위성에서 마이크로파를 지상으로 쏘고 지상에서 반사돼 되돌아온 신호를 위성에서 수신한 후, 신호처리를 통해 지구 관측 레이더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빛과 구름의 영향을 받지 않아 주·야간과 기상 상황을 가리지 않고 지상 관측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부 탑재위성인 큐브위성 7기는 지구관측 및 우주방사능 측정, 우주쓰레기 경감 기술 실증, 근지구 우주공간 플라스마 미세구조 변화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번 3차 발사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큐브 편대위성 '도요샛' 4기와 루미르·져스텍·카이로스페이스 등 국내 기업체가 각각 만든 총 3기의 위성이 장착된다.

이날 고정환 항우연 누리호 고도화사업단장은 "부 탑재위성은 공모를 통해서 선정했으며, 가장 현실성이 있으면서도 공공의 목표와 맞닿는 임무를 가진 위성 위주로 총 7개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들이 나로우주센터 위성보관동에 입고된 도요샛 위성에 대한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 중이다. [사진=항우연]

이들 위성은 마지막 성능 점검을 마치고 발사 2주 전까지 누리호 3단부 위성보호 덮개인 페어링 내부에 장착될 예정이다. 발사 후 가장 먼저 궤도에서 분리되는 주 탑재위성(차세대소형위성 2호)은 3단의 맨 윗부분에 장착되며, 그 아래 양 옆으로 부탑재위성(큐브위성 7기)이 탑재된다.

누리호 3단에 탑재 위성이 모두 장착되면 위성보관동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 있는 조립동으로 옮겨 이미 결합된 누리호 1단, 2단과 최종 조립한다. 이후 누리호는 발사 직전 주인 5월 셋째 주까지 전기체(全機體)에 대한 점검을 거치게 된다. 이후 오는 21일 조립 작업을 최종 완료할 방침이다. 이후 발사 하루 전날인 오는 23일 발사체를 조립동에서 제2발사대로 이송해 본격적인 발사 준비에 돌입한다. 제2발사대에서 조립동까지의 거리는 약 1.8㎞다.
 
발사 시간 늦춰지고, 목표 고도도 기존보다 낮아져…위성에 주안점 맞춰

이처럼 탑재 위성이 중심이 되는 만큼 이번 3차 발사는 2차 발사와 여러 가지 차이점을 뒀다. 대표적으로 발사 시간이다. 2차 당시 발사 시간은 오후 4시였지만 3차 예정 발사 시간은 24일 오후 6시 24분이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전력이 많이 들기 때문에 태양전지를 통해 항상 태양빛을 받으며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태양동기궤도에서 항상 빛을 받을 수 있는 시점에 맞춰 누리호 발사 시간도 결정됐다. 다만 위성 임무 궤도를 고려해 예정시간 30분 전후로 발사 시간이 빨라지거나 늦춰질 수 있다. 또 누리호의 목표 고도 역시 기존 700㎞에서 550㎞로 낮췄다.
 

고정환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이 3일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누리호 3차 발사 전 현장설명회에서 누리호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항우연]

이를 토대로 누리호에 탑재된 총 8개의 위성을 예정된 궤도에 성공적으로 올려 놓는 것이 목표다. 우선 이륙 783초 후 고도 550㎞에 이르러 주 탑재위성을 분리한 뒤, 이후 803초부터 923초까지 20초 간격으로 나머지 7개의 큐브위성들을 순차적으로 분리해야 한다. 위성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고정환 단장은 3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브리핑에서 "1, 2차 발사 결과를 고려해 성능 모델을 일부 조정했고, 추진제 탑재량도 소폭 조정했으며 3단 구조를 보강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발사체 중량도 소폭 늘렸다"며 "또 이번에 목표 궤도도 기존보다 낮고, 페이로드 페어링도 가볍기 때문에 각 단별 연소시간도 기존보다 짧아졌고 8개 위성을 순차적으로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위성 분리 시간도 앞당겼다"고 말했다.
 

[사진=과기정통부]

이번 발사가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만큼, 누리호 총조립 절차에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참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우주발사체의 핵심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는 첫 단추를 끼게 됐다는 것이 항우연 측의 설명이다. 실제 발사 당일에도 누리호 발사를 총지휘하는 발사지휘센터에 한화 관계자가 참석할 계획이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2027년까지 누리호를 4차례 추가 발사하는 임무를 맡는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로써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진행될 4~6차 누리호 발사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3차 발사에서는 제작 총괄 관리, 발사 공동 운용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항우연과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누리호 발사, '개발' 넘어 '고도화' 단계 접어들어…성공 이끌어낼 것"

현재 누리호 발사 준비를 총괄하는 항우연 연구진과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구진, 참여 업체 관계자 등 약 100명이 머무르며 발사를 위한 막바지 조립과 시험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발사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감돌았으며, 발사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도 느낄 수 있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브리핑에 앞서 진행된 모두발언에서 "3차 발사라고 하지만 앞의 발사들이 '개발'의 의미였다면 3차 발사부터는 이를 토대로 한 '고도화' 싸움의 일환"이라며 "이미 발사 성공한 발사체의 신뢰도를 더욱 높여서 안정감을 높이고 이를 발판으로 더 크게 뻗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동안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많은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했지만, 아직 누리호 비행은 3번째에 불과하다"며 "3차 발사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철저히 점검하고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선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정책연구관은 "누리호 3차 발사는 실용급위성 발사, 체계종합기업의 참여라는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는 과정"이라며 "정부는 우리나라 독자 우주수송 수단인 누리호의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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