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고금리 전환 과정서 금융 취약성"…경계 필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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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5-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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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

  • 세계 경제 성장률 2.8%…향후 5년간 성장률 3%대 전망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진=AFP·연합뉴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금융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은행 위기에 대한 경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JP모건체이스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위기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경고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밀컨연구소 글로벌 콘퍼런스 2023'에 참석해 "펜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급격한 금리 인상 등 지난 몇 년동안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최근 미국 경제 상황과 관련 "저금리에서 고금리로 급격히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부 은행의 취약점이 드러났다. 이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며 "미국에서 약간의 안일함이 있었고, 은행들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 완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따를 것이다. 투자자들이 다른 은행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더 많은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은행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해당 발언이 나온 점에 주목했다. 이날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연설에 앞서 JP모건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 2291억달러(307조2231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했지만, 실리콘밸리은행 (SVB) 파산 이후 이어진 대규모 은행 인출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 파산한 SVB(2090억 달러), 시그니처 은행(1100억 달러)보다 크고 투자은행을 제외하면 역사상 두번째로 큰 은행이 파산한 것이다. 

앞서 IMF가 지난달 공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도 SVB 사태로 인한 금융 불안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담겼다. 보고서는 지난해 급격한 긴축 정책이 불확실성과 위험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하며 세계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긴축정책을 지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올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7%로 예상된다. 내년까지도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목표치를 상당한 정도로 웃도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당수 세계 중앙은행들은 2% 전후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잡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은 2.8%, 향후 5년간 성장률은 3% 수준으로 전망했다. 긴축 정책으로 인한 금융권의 자금 경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경기 하방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세계 경제의 분열된 상황과 경직된 모습이 향후 5년간 세계 국내 총생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개발도상국들의 채무조정 문제와 관련해 대규모 채권국인 중국이 최근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오랫동안 자국이 개발도상국이라는 이유로 (다른 개발도상국의) 채무 구조조정에 단호히 저항해 왔다"며 "다행히도 이런 생각에 약간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함께 걸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국가에 파국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IMF는 저소득 국가의 15%가 부채 위기에 처했고 45%가 취약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중국의 채무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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