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빅 블러'시대 더 빛나는 김동연 지사의 투자유치 행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수원)강대웅 기자
입력 2023-05-03 05: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윤석열 대통령 미국 방문 성과 비교우위

  • 김 지사, 100조 투자유치 기대 더욱 커져

  • 해외투자 순방, 외교·정치적 능력 검증돼

김동연 지사 [사진=경기도]

현대를 ‘빅 블러(Big Blur)’ 시대라 부른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하면서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가 곧 안보가 된 나라도 마찬가지로 적용받는다. 그 때문에 나라별 정상에겐 경제가 안보만큼 중요한 핵심과제가 됐다. 국가원수가 해외 순방 때마다 세일즈 외교를 펴는 이유다.

경제 관련 행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상식이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치열한 투자 유치전을 벌이는 것도 일상화됐다.
 
지역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 먹고사는 문제 등 빅블러 시대에 지방자치단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광역 및 기초 자치 단체장들이 해외 투자 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김동연 경기지사가 플로리다주지사와 만나 무역·투자 파트너십 행사를 열고 양 지역 경제협력을 확대키로 의견을 모았다.
 
미국 론 디샌티스(Ron DeSantis) 플로리다주지사와 바이오·태양광 발전 같은 전략산업에 대한 혁신 동맹을 제안하고 청년 사다리 협력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미국 공화당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이를 염두에 둔 김 지사는 그가 플로리다 국제무역사절단을 이끌고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역·투자 파트너십 행사에 한 걸음으로 달려간 것이다. 미래를 예측한 김 지사의 판단이었다. ‘먹거리가 있는 곳이면 언제 어디든 달려간다’는 김 지사의 평소 소신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김 지사의 이런 광폭 행보는 취임 후 첫 미국과 일본 해외 투자유치에 나서 4조원이 넘는 성과를 거두고 귀국한 지 일주일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역대 경기도지사 단일 해외 출장 투자유치 금액 중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한 김 지사지만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엿보기에 충분하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19일, 9박 11일간 미국 미시간·뉴욕·코네티컷·펜실베이니아·버지니아, 일본 도쿄와 가나가와현 등 총 2개 국가 7개 지역 2만5000㎞가 넘는 강행군을 마치고 귀국했다. 김 지사는 이번 해외 방문에 앞서 목적을 설명하며 처음과 마지막까지 ‘투자유치’에 방점을 찍었다.
 
결과는 6개 해외 기업으로부터 약 4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였다. 계획을 성과로 바꾸고 만선(滿船)을 이루고 귀국한 것이다. 내용도 충실했다. 단순한 MOU 정도가 아니라 실제 투자 협약이 이루어졌다.
 
ESR 켄달스퀘어㈜와 약 3조원 규모의 친환경 복합물류센터 유치, 산업용 가스업체 에어프로덕츠사와 5000억원 규모, 또 다른 산업용 가스 기업인 린데(Linde) 사와 5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반도체 소재 분야 기업인 미국 인테그리스사는 종합연구소를 수원에 설립하기로 했다.
 
이어 일본 알박(ULVAC) 그룹은 평택 어연·한산 외국인 투자산업단지에 기술 개발 연구소를 짓고 1330억원을 투자해 150여명 규모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핵심 소재 포토레지스트(감광제) 세계 최대 기업인 일본 도쿄오카공업은 평택 포승지구에 1010억원을 투자해 포토레지스트 제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김 지사의 이런 성과는 지난달 4월 30일 5박 7일간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50억 달러 투자유치 성과를 끌어낸 것과 견주어 비교우위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이와 함께 김 지사의 첫 해외 순방 성과는 투자유치와 함께 ‘청년의 기회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서 더 큰 의미를 찾기도 한다. 청년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다양한 진로 개척과 도전 의지를 북돋게 해주었다는 게 이유다.
 
김 지사는 미시간주립대와 뉴욕주립대 버펄로, 세계한인무역협회는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에 함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일본에서도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와 함께 도가 진행하는 해당 프로그램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시간대를 포함해 미국과 중국, 호주 등의 대학 및 세계한인무역협회 소속 기업과 협약을 맺고 해마다 300여명을 경기청년사다리 프로그램에 참여시킬 수 있는 길도 열렸다.
 
김 지사는 이번 투자 순방을 통해 정치적 능력도 인정받았다. 국제 교류 협력을 통한 외교사절 역할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제학자의 능력만 부각되어온 김 지사의 또 다른 면모를 읽을 수 있을 만하다.
 
성공적 해외투자 성과는 지지율과 정치적 능력과도 연계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첫 아시아 순방 때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았다. 비교 짧은 체류시간 중 많은 시간을 기업 관련 일정으로 채웠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로부터 220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이런 해외 순방 성과에 대한 평가는 중간선거 승리로 돌아왔다.
 
정치적으로 경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김 지사의 이번 미국과 일본 방문을 여기에 비교하는 사람이 많다.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김 지사가 앞으로 또 어떤 변화된 패러다임으로 경기도민, 나아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나설지 기대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