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후] 12년 만의 '국빈방미' 尹 대통령 외교 성과에...與野 평가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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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3-04-29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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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글로벌 호갱 외교…최대 경제사절단에도 IRA·반도체법 '빈손'"

  • 윤재옥, '빈손 외교' 민주당 공세에 "제발 유아적 사고서 벗어나길"

윤석열 대통령이 12년 만에 국빈 방문, 5박7일(24~30일)간 이어진 미국 순방 성과를 놓고 여야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글로벌 호갱 외교”라고 혹평했고 국민의힘은 워싱턴 선언이 “최고의 성과”라고 호평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 개정안과 쌍특검(김건희 여사 특검, 50억클럽 특검) 패스트트랙 지정 등에 대한 여야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 귀국 후 ‘극단의 정치’는 더 고조될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8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 전 임기 마지막 날인 박홍근 원내대표단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野, “워싱턴 선언, 미국의 대북 제재 ‘재탕·삼탕’ 그쳐...IRA·반도체법 협상 빈손”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퍼주기 외교’로 규정하며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통령실이 핵심 성과로 꼽은 ‘워싱턴 선언’이 크게 새롭지 않은 재탕이며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대동했음에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지원법에서 ‘빈손’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회담을 ‘퍼주기 외교 시즌2’로 평가절하하며, “아낌없이 퍼주는 글로벌 호갱(어수룩해 속이기 쉬운 손님) 외교라는 굴욕적인 상황을 맞고 말았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그러면서 “경제계의 핵심 의제였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과 관련해 우리 산업과 기업을 전혀 지켜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나라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못하고 감당하지 못할 청구서만 잔뜩 끌어안았다”며 “핵 주권 문제를 포기해 많은 부분에서 국가가 감당하지 못할 양보를 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 회의장 벽면 문구도 ‘주권과 국익 당당하게 지키십시오!’로 교체하고 윤 대통령의 외교에 대한 날선 입장을 전면에 드러냈다.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최고위원은 워싱턴 선언에 대해 평화 정책 없이 전쟁 프로세스만 가득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라는 개념과 단어를 잊은 듯하다”며 “미국이 더 많은 핵으로 한국을 지켜준다는 재탕, 삼탕에 불과한 워싱턴 선언이 과연 방미 성과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핵무기를 내세우기 전에 평화 정책은 왜 없었을까, 왜 평화를 뒷전에 처박아뒀는지 매우 아쉽고 유감”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온데간데없고 전쟁 프로세스만 난무했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꾸려서 갔지만 빈손으로 돌아왔다”며 “빈손외교, 적자외교, 피해외교”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IRA·반도체법에서 원론적 입장만 재확인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한국 기업의 투자를 1000억 달러 규모로 받았다고 자랑했다”며 “빈털터리 외교”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국빈 방미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를 향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방미 기간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계획을 보고받은 것을 거론하며 “세간에는 윤 대통령의 최고 국정 동반자는 김 여사라는 말이 있다”며 “대한민국 최초의 부부 정권을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서 최고위원도 “대통령실 홈페이지 뉴스룸에 김 여사 사진만 수두룩해 통탄한다”며 “대통령실 홈페이지는 김 여사의 SNS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與, 尹의 가장 큰 방미 외교 성과는 ‘워싱턴 선언’...민주당, 어린아이 떼 쓰듯 비판”
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을 엄호하는 동시에 과거 문재인 정부의 외교 실기를 끄집어내며 맞불을 놨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까지 가장 큰 (방미 외교) 성과는 워싱턴 선언 채택”이라며 “기존 확장억제에 비해 훨씬 진일보한 것으로, 한·미군사동맹이 핵 동맹으로 발전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호평했다.

외교 성과를 폄하하는 민주당을 향해선 “아무것도 주지 않으면서 100%를 다 달라는 것은 어린아이가 떼를 쓰는 것과 다름없다”며 “민주당과 기타 비판자들은 유아적 사고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 5년 외교 성과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북핵 위기 심화, 한·미동맹 완화, 한·일관계 파탄, 친중 사대주의 심화, 러시아 전투기의 영공 침범밖에 없다”고 맞불을 놨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 5년간 '북한 바라기'와 '중국몽'에 빠져,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하고 지금의 안보 위기를 자초한 민주당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나”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당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행보에 대한 찬가도 잇따랐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보다 성공한 회담을 본 적 있나. 점수는 99점을 드려도 적지 않다”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미국이 가장 귀한 수단인 핵까지 대한민국과 공유하겠다는 것은 미국이 유역의 안전을 위해서 서울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가장 확실한 메시지”라고 워싱턴 선언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 윤 대통령이 영어로 진행한 상·하원 의회 연설을 두고도 극찬이 이어졌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감동적인 연설. 내용도 발음도 만점. 이승만 대통령 빼고 영어 발음이 제일 좋은 듯”이라고 적었다.

김미애 의원은 연설 영상 링크를 공유한 뒤 “내내 기립박수가 터져 나온다” “감동” “자랑스럽다” 등의 감상평을 내놓은 뒤 “영어도 참 잘하십니다”라고 추켜세웠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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