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늘의 뉴스 종합] 칩스법 등 美 통상문제, 5대 그룹 총수가 직접 해결 나선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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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04-2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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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주경제DB]



◆ [美 국빈 방문] 칩스법·IRA 등 美 통상문제, 5대 그룹 총수가 직접 해결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국내 5대 그룹 총수가 총출동해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재편에 대한 해법 찾기에 나선다. 

24일 재계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총 122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은 오는 30일까지 방미 기간 동안 미국 정·재계 관계자들과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5대 그룹 총수가 모두 포함됐다.

우선 칩스법 보조금 문제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영업 기밀로 꼽혀왔던 반도체 수율(생산품 중 합격품 비율)과 소재 등 민감한 정보를 제출하라는 독소조항을 요구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방미 일정 동안 극적으로 독소조항 관련 협상의 실마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상황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를 계기로 불거진 미국과 중국의 분쟁에서 우리 입장도 최종 정리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국내 반도체 대기업에게 중국과의 반도체 분쟁에서 공동 전선에 참여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대차·기아의 전기차가 7500달러 세액공제 대상에서 최종 제외된 가운데 IRA 세부규정 적용을 유연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풀어야 할 숙제다. 

◆ 원화 약세로 드러난 韓경제 민낯…물가·적자 부담 가중

강(强)달러가 한풀 꺾이며 주요국 통화가치가 반등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하며 '나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데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6원 오른 1334.8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1330원대 초반에서 강보합 흐름을 보이다가 점심 무렵 상승 폭을 키워 1335.8원까지 올라섰다. 지난 2월 2일 연저점(1220.3원)과 비교하면 10%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취약한 국내 경기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단 무역수지가 지난해 3월부터 올 3월까지 1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65억8400만 달러로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8억 달러)의 55.6%에 해당한다.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시에 적자를 기록하는 '쌍둥이 적자' 리스크마저 커지면서 원화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경제 회복이 서비스업 중심에서 제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 역송금 수요도 4월 중 모두 마무리 돼 원화 약세를 이끌었던 요인들이 순차적으로 해소되기 때문이다. 다만 위험을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렵다. 중국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폭되면 원화 가치의 추가 약세 가능성이 커서다. 

◆ 하한가 속출에 투자자 혼란…삼천리 등 8개 종목 날벼락 왜?

주식시장에서 하루 만에 무더기 하한가가 나왔다. 외국계인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에서 나온 매도 물량에 하한가로 떨어지자 원인을 유추하기 위해 루머가 쏟아졌다. 다만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은 공통적으로 신용융자 비율이 높아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다올투자증권, 대성홀딩스, 삼천리, 서울가스, 세방, 다우데이타, 선광, 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은 모두 전 거래일 대비 가격 제한 폭(±30.00%)까지 떨어졌다. CJ의 주가도 장 중 28.15% 급락하면서 하한가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들 종목은 업종·테마상 공통점이 없고 하락 원인을 알 수 없어 투자자 혼란을 키웠다. 유일한 공통점은 외국계 증권사인 SG증권 창구에서 대량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SG증권을 통한 차액결제거래(CFD) 거래 반대매매설, 특정 사모펀드의 CFD 반대매매, 대주주의 포지션 정리 등 다양한 루머가 나돌았다. 일각에선 SG증권이 향후 이들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한가를 기록하는 종목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과도한 레버리지가 원인이었다고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신용융자공여, 잔고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주가 하방 위험이 발생할 경우 급매 현상은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소형 저축은행 못믿겠다" 고객 이탈 급물살

소형 저축은행을 이탈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대형업체를 찾는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올 들어 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급팽창 중인 만큼, 향후 이런 흐름이 더욱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총자산이 3000억원 미만인 소형업체 18곳의 작년 총 거래자는 재작년보다 2956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5대 대형업체(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의 거래자가 55만7844명이나 늘어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이다. 최근 일부 대형저축은행의 PF 대출에서 1조원대 결손이 발생했다는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유도 허위 사실이 유포되는 등 관련 불안 심리가 최고조에 다다랐다. 일부 지역서 대규모 전세 사기가 발생한 것도 일조했다. 저축은행의 실제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지수 역시 2018년 123.1에서 2022년 3분기 기준 249.8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소형업체의 경우 취급 대출 중 상당액이 기업대출에 쏠려있어 더 큰 타격을 받을 여지도 크다. 이들이 취급하는 기업대출은 위험성이 큰 것도 문제다. 주로 소재 지역 기반의 중소형업체에 실행된 대출이 다수로 PF 대출도 일제히 후순위에 쏠려있다. 

◆ 전세사기 피해자 대상 저금리 대환대출 등 대책 봇물…"문제는 올 하반기"

전국을 뒤흔든 '전세사기' 피해 사태와 관련해 은행권과 금융당국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저리 대환대출'에 나서는 등 대규모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서는 현재 상황이 '빙산의 일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4일부터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저리 대환대출 상품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이 상품은 전세사기 발생 이후 기존 전셋집에 거주해야 하는 임차인에 대해 전세대출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일종의 '갈아타기' 상품이다. 연 1.2~2.1% 금리로 최대 2억4000만원(보증금 80% 이내) 한도에서 이용할 수 있다. KB국민과 신한, 하나은행도 다음 달부터 전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대환상품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금융위원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를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전세사기로 인한 매각·경매에 대해 밀착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 금감원은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38건 중 37건에 대한 경매기일이 연기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까지 확인된 전세사기 피해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2년 주기로 돌아오는 전세계약 특성상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2년 전 체결한 전세계약 만기가 돌아오면 역전세 등으로 불길이 번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전세거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조사 대상 중 절반 이상(1471건 중 804건)이 하락 거래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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