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兆 번 증권사, 한해 기부금 339억원… 아쉬운 사회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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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3-04-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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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투자협회]


지난해 증권사들의 기부금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증권 업황 부진을 이유로 들곤 있지만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짠물 기부'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기부금 규모는 338억720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증권사의 작년 한해 개별기준 당기순이익이 4조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부금 비중은 0.77%로 미미한 수준에 그친 셈이다.

앞서 2020년과 2021년에는 기부금으로 각각 354억4018만원, 409억3474만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당시 증권사들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각각 5조9140억원, 9조299억원 등이다. 이에 기부금 비중은 순이익 대비 각각 0.60%, 0.45%에 불과하다.

기부는 기업들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다. 최근 증권사가 강조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활동이다. 하지만 기부금이 예산편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ESG 경영과는 거리가 있어보인다.

전체 증권사 중 지난해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곳은 80억원을 낸 KB증권이 차지했다. 이어 △하나증권(49억원) △신한투자증권(35억원) △미래에셋증권(33억원) △NH투자증권(32억원)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사가 상위 5개사를 차지했다.

이들 증권사의 전년대비 기부금 증감율을 살펴보면 신한투자증권은 61.4% 대폭 증가했으며, KB증권(14.4%), 미래에셋증권(15.7%)도 10% 이상 늘렸다. 반면 NH투자증권은 68.5% 줄였고, 하나증권도 15% 감소했다.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이 높은 증권사는 당기순이익 37억원을 벌어들인 유진투자증권이며 기부금 8억7863만원을 집행했다. 이에 23.89%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한양증권(7.87%) △KB증권(4.71%) △하나증권(3.12%) △SK증권(2.41%) △신영증권(1.36%) △맥쿼리증권(1.14%) △KR투자증권(1.10%) 등이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 1%가 넘는 증권사로 파악됐다.

특히 상위권 중 KB증권과 하나증권을 제외한 중소형사들의 기부금 비중이 높은 것이 눈에 띈다. 이는 기부금 자체 증감보다는 지난해 증권업 불황에 따라 순이익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기부금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행했다”며 “유동성 위기 등을 겪은 중소형사들 중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당초 편성한 예산계획보다 줄인 곳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기부금 내역이 책정되지 않은 곳을 제외한 하위 증권사는 △CGSCIMB증권(32만원) △CLSA코리아증권(140만원) △JP모간·BNP파리바증권·미즈호증권·노무라금융증권·DB금융투자(200만원) 등 대부분 외국계 증권사로 나타났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가 추진하는 사회공헌 활동이 기부금 내역으로 책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실질적인 기준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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