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빅데이터] 예상보다 빠른 '벚꽃 개화'에 명소별 '희비'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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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4-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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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정모씨는 이달 초 정신없이 바쁜 주말을 보냈다. 이른 벚꽃 개화로 인해 일찌감치 몰린 인파로 평소 주말보다 주문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제천시 청풍면에서 같은 업에 종사 중인 이모씨는 울상이다. 벚꽃이 예상보다 빨리 피는 바람에 벚꽃축제가 채 시작되기도 전에 대부분 떨어져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벚꽃 개화기가 예년에 비해 크게 앞당겨졌지만, 대표 명소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 역시 그만큼 빠르게 북적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근 상권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의 경우, 예상보다 빠른 낙화로 ‘벚꽃 없는 벚꽃축제’를 진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벚꽃 명소별로 희비가 엇갈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아주경제가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그룹에 의뢰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벚꽃 개화 시기 대표 명소 주변 상권의 주말 매출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 일제히 늘었다. 올해 벚꽃 개화 시기가 3월 말~4월 초까지 앞당겨진 점을 고려하면, 인근 소상공인들에겐 다행스러운 소식이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도 경포 지역 주변 가맹점(음식점, 카페, 편의점)의 주말 매출액이 89%나 늘었다. 서울 석촌호수와 경남 진해 역시 각각 49%, 47%씩 증가했다. 이어 서울 여의도(38%), 경북 경주(36%) 순이다. 만개 2주 전 매출과 비교해도 증가세는 여전했다. 여의도(64%)와 경주(45%)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외부 관광객의 매출 비중도 일제히 절반을 넘겼다. 여의도가 87%로 가장 컸고 경주(76%), 경포(75%) 등도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석촌호수(68%)와 진해(53%)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1인당 이용액이 가장 높았던 곳은 석촌호수(4만3037원)였고, 여의도가 3만6890원으로 가장 낮았다.
 
방문객 연령대는 20대부터 40대까지 크게 편차가 없었다. 석촌호수만 유일하게 20대 비중(39%)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주변 지하철 이용이 가장 붐비는 시간대는 여의도는 14시와 19시, 20시로 평소보다 300% 이상씩 각각 폭증했다. 석촌호수 주변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를 쉽게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일부 지역의 경우, 이른 개화 뒤 이어진 강풍과 비 등으로 인해 벚꽃이 상당히 낙화한 이후 축제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전시 동구의 대청호 벚꽃축제는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축제’라는 문구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충북 충주시의 ‘충주호 벚꽃 축제’와 제천시 청풍면 ‘청풍호 벚꽃죽제’, 세종시 조치원읍 ‘일원 봄꽃 축제’, 충남 천안시 ‘천안 위례 벚꽃축제’ 등이 벚꽃이 대부분 떨어진 상황 속에 진행됐다. 이로 인해 인근 상권이 타격을 입었을 것은 자명하다.
 
한 지역 축제 관계자는 “올해 벚꽃 개화 시기가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빨라진 가운데, 흔히 ‘벚꽃 명소’로 알려진 곳에만 인파가 급격히 쏠리면서 축제도 양극화가 심화한 양상”이라며 “지역 주민 기반 축제의 경우, 빠른 낙화로 인해 대부분 속앓이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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