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드 총수의 절대권력 ②] 한국타이어 '특사·집유·구속·탈세'⋯ESG경영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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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팀
입력 2023-04-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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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범 회장, 횡령 유죄판결 후 '또' 횡령 의혹

그룹 총수가 ‘횡령·배임·비자금 조성·탈세’ 등 회사에 금전적 손해를 끼쳐 유죄판결을 받고 경영 일선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넘쳐나는데도 이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은 무뎌지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총수 공백이 그룹 위기를 유발한다는 일종의 ‘공포마케팅’이 수 십 년간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전과 이력이 있는 총수의 경영복귀에는 비판적인 시각이 주를 이루지만, 총수의 전과 자체가 비현실적인 규제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본지는 전과자가 경영 일선에 다시 오른 기업 현황과 이후 오너의 경영 행보, 이들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담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총수의 범죄, 경영권 승계 과정과 관련된 각종 논란 등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 과반을 보유한 총수 일가 견제를 위해 기관투자자들이 더욱 강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타이어 ESG 경영은 조현범 회장의 법정 공방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은 지난 11일 ESG 평가·등급 소위원회를 개최하고 한국타이어 ESG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조 회장의 부당지원행위 가담 혐의가 하향 조정의 핵심 이유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지난달 2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주요 혐의는 한국프리시전웍스(MKT)에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한국타이어에 15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MKT는 한국타이어(50.1%)와 조 회장(29.9%), 조 회장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이사(20%)가 지분 100%를 소유한 사실상 가족회사다. 한국앤컴퍼니 그룹사들은 지난 7년간 MKT에 25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지급했다.
 
조 회장의 구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11월 조 회장은 하청업체에서 납품을 받게 해주는 대가로 6억원 안팎의 뒷돈을 챙기고 계열사 자금 2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수사로 조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한국타이어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 2021년 한국타이어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원안은 통과했다. 그럼에도 기업을 위해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은 이보다 더 높은 강도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뒤따르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전과자가 경영에 복귀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런 게 가능한 구조라는 게 더 문제다”라며 “국가는 비윤리적인 경영자가 다시 경영일선에 나오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교수는 “재벌총수가 실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지분이 그리 많지 않은데,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게 보편화되면 그런 행태(전과자 경영복귀)들이 없어질 수 있다”며 “기관투자자들의 윤리적 경영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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