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가계대출 방정식] 주담대 하단 3%대 재진입…코픽스도 하락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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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3-04-1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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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하고 시중금리도 내림세를 타면서 국내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계속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한은이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1050조원 중 주담대(801조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6% 수준이다. 가계대출 관련 정책, 은행의 대출상품 출시 전략,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사가 주담대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상품의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14일 기준 연 3.640~5.801% 수준이다.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가 77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같은 기간 4.478%에서 3.859%로 61.9bp 급락한 데 따른 영향이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촉발한 은행권 리스크는 주요국의 통화 긴축 정책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을 시장에 심어주면서 시중금리 하락을 부추겼다.

은행채와 함께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 상품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지표인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역시 올해 들어 안정되고 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4.34%를 고점으로 1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 2월에는 3.53%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17일 발표 예정인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이보다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경우 9년여 만에 코픽스가 기준금리(3.5%)를 밑돌게 된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아직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 폭은 둔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반기에는 고점을 찍고 내림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해 들어 발표된 잔액 기준 코픽스 변동폭이 각각 0.33%포인트, 0.11%포인트, 0.04%포인트로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말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는 국민들이 시장금리 하향세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은 바 있다.

시중금리 내림세가 본격화하면서 은행권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 등 고정금리로 출시된 정책상품 금리도 인하 압박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특례보금자리론은 우대형 연 4.05~4.35%, 일반형 4.15~4.45% 등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상품 금리의 하단보다 높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매달 신규 상품의 금리를 조정하는데, 출시 이후 두 차례 연속 동결됐다.

전문가들도 현재 한은 기준금리(3.5%)가 고점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안개가 심해 차를 세웠기 때문에 새로운 위험 요소가 발견되지 않는 한 현상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통화당국이 긴축에서 완화로 정책을 선회하는 ‘피봇’의 시기는 불명확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김성은 세종대 교수는 “갑작스러운 물가인상 압박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그 이후로는 하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언제부터 하락을 시작할지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 시장의 기대보다 늦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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