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신한은행 팀장 "지금은 공격적 투자보다 기다림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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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04-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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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 인터뷰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이 6일 오후 신한은행 본점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제 거시경제 전문가로 일반인들에게 '갓건영'으로 잘 알려진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이 최근 들어 자주 받는 질문은 "은행권이 불안한 거 아니냐"라고 한다. 오 팀장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투자법에 대한 질문도 종종 받는다고 했다. 그는 "어떤 집 주인분은 두어 달 뒤에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두 달 만에 어떻게 하면 돈을 '뻥튀기'할 수 있느냐, 술을 살 테니 답을 알려달라고 질문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오 팀장은 10일 아주경제와 만나,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이 '괴리가 크다'고 진단했다. 실물시장은 경기 둔화를 필두로 차갑게 식고 있는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언젠가는 통화긴축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자산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 팀장은 "시장의 높은 기대는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발언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에 한 축이 있고, 또 머지않은 미래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서 "금융시장이 너무 따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양측 간에 '동상이몽'이 커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특히, 시장 불확실성 증대의 주된 배경으로 연준의 뼈아픈 실책이 있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연준 스스로가 운신의 폭을 굉장히 좁게 만들고 있다"면서 "당장 지난달에도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한다고 했다가 본전도 못 찾았다"며 "굳이 그렇게 질러놓고 갈 필요가 없었는데 어설프게 '드립'을 쳤다가 스스로 바보가 된 격이다. 50bp로 간다고 했다가 그보다 낮은 25bp로 가면 상대적으로 초라해보이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오 팀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은 공격적 투자가 아니라, 주요 길목에서 차분히 기다리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물고기처럼 수영을 잘하면서 작살을 잘 쏠 수 있다면 (물고기를) 쫓아다니면서 잡아도 되는데, 지금처럼 빠르게 돌아다니는 물고기를 잡으려고 쫓아다니면 송사리도 못 잡고 계속 털리기만 한다"며 "길목 잡기가 제일 중요한 타이밍인 만큼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해서 (종목이나 자산 등을)분산해 놓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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