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 이탈 막아라"...박종욱 대표대행, KT 비상경영체제 본격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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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04-0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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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직개편·임원인사 우선 착수 전망...유·무선 통신 안정화 주력

  • KT그룹 미래 위한 투자 유치와 초거대 AI 상용화에도 속도

  • 대주주 추천받아 차기 이사회 구성...차기 대표는 8월 중 윤곽 드러날 전망

박종욱 KT 대표이사 직무대행 [사진=KT]

KT가 박종욱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를 본격 가동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 인사·조직개편 등 산적한 경영 현안을 우선 처리하고 계열사 투자 유치와 초거대 인공지능(AI) 연내 상용화 등 미래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 다만 정부·여당·대주주가 만족하도록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고, 경영 공백으로 이탈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붙잡아야 하는 숙제도 함께 주어졌다.

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대행과 KT 비상경영위원회는 KT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가장 먼저 지난 1월 이후 3개월 넘게 연기된 KT 조직 개편과 상무급 이상 임원 인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다만 박 대표대행이 "비상 상황을 조기에 정상 경영체제로 돌려놓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조직 안정성을 강조한 만큼 승진과 부서 개편은 최소화하고 기존 임원들과 1년 재계약을 할 가능성이 높다.

KT 사업은 당분간 비상경영위원회 산하 성장지속 TF 주도로 진행한다. 박 대표대행은 "KT와 그룹사의 올해 전략 방향과 경영 계획은 이미 확정돼 있으며, 이를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KT 조기 경영 정상화가 중요한 이유는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탈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 공백이 현실화된 지난 1월 2일 8조4861억원이었던 KT 시총은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7조6897억원으로 떨어졌다. 이렇게 KT 주가가 하락한 가장 큰 이유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꼽힌다. 연초 43.07%였던 KT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현재 40.62%까지 줄었다. 최악에는 40% 비율마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대표대행이 가장 우선시하는 분야는 통신사업 안정화로 알려졌다. 당분간 기간 통신 사업자로서 유선 통신망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5G망 투자와 함께 LTE망 품질 유지에 집중할 계획이다. KT는 구현모 전 대표의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하에 인공지능(AI)·기업간거래(B2B)·클라우드 등 미래 사업 성장으로 매출·영업이익을 확대했지만, 이와 함께 본업인 유·무선 통신에 소홀해졌다는 비판에 직면해야만 했다. 지난 2월 차기 대표후보 공모 때에도 KT 외부 지원자들은 이 부분을 집중 지적했다.

다만 KT클라우드 투자 유치와 초거대 AI '믿음'의 연내 상용화는 KT그룹의 미래를 위해 더는 늦출 수 없는 만큼 박 대표대행이 직접 용단을 내릴 전망이다. 지난해 AI와 클라우드 산업 성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KT에서 분사한 KT클라우드는 4조원 기업가치로 8000억원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다. 다만 최종결정권자인 KT 대표의 부재로 인해 실무 협의가 끝났음에도 관련 진행이 멈춘 상황이었다. KT융합기술원에서 만든 초거대 AI인 믿음도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각종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한 최종 조율 단계에 들어갔다.

경영 공백이 우려됐던 계열사 KT스카이라이프와 KT알파도 각각 양춘식 경영서비스본부장과 조성수 경영기획총괄을 대표로 신규 선임하며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한다. 양사 모두 내부 임원 승진 형태로 대표 자리를 채웠다.

박 대표대행이 경영 정상화에 힘쓰는 동안 비상경영위원회 산하 새 지배구조 구축 TF는 KT 새 이사회 구축과 차기 대표 물색에 나선다. 해당 TF는 KT 내부 인원 대신 국민연금·현대자동차·신한은행 등 KT 대주주의 추천을 받아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다. KT는 두 번의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대표를 확정할 계획이다. 여기에 약 5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KT 차기 대표는 8월 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빨라도 9월은 돼야 업무에 착수할 수 있다.

KT 새 이사회는 이사회 참호 구축을 문제 삼은 여당·정부의 지적을 반영해 기존 KT 경영진·이사진과 관련이 없는 인물들로 구성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여당은 (KT 차기 대표로) 낙하산을 보내려는 의도가 없다. 단지 공공 성격이 짙은 기업들이 대표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 것"이라며 "KT가 앞으로 5개월 경영 공백이 생긴다고 하는데, 대표와 이사회를 잘못 구성하면 국민이 3년간 피해를 본다. 여당은 이번 기회에 공공성 짙은 기업의 잘못된 대표·이사회 구성으로 국민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지속해서 검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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