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무신 비극 더는 없어야'...관행 깰 법제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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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3-03-2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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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작가 58.9%, '불공정 계약 경험'...저작권법 개정 등 시험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검정고무신 故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故이우영 작가의 동생 이우진 작가가 자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021년 웹툰 산업 매출액 규모는 약 1조5660억원으로, 전년도 1조538억원 대비 48.6% 증가했다. 웹툰산업 실태조사가 시작된 2017년의 매출액 3799억원에 비해 약 4.1배 증가하며 매년 급성장 중이다.

하지만 작가의 작업환경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웹툰산업 불공정 계약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 작가들을 대상으로 불공정 계약이나 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58.9%가 불공정 계약이나 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계약 관련 불공정 행위(복수 응답)로는 △2차적 저작권, 해외 판권 등 제작사 및 플랫폼에게 유리한 일방적 계약(40.8%)이 가장 많았고, △계약 체결 전 계약사항 수정요청 거부(32.1%) △특정 작가의 작품 등을 우대한 차별 경험(30.9%) 등을 꼽았다.

제도는 현실의 벽에 막혔다. 만화분야 표준계약서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로 웹툰 작가 51.4%가 ‘업계 계약 관행과 달라서’라고 답했다.

표준계약서 관련 관행을 깨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의 법제화가 절실하다.

‘검정고무신‘ [사진=연합뉴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1990년대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린 고(故) 이우영 작가가 저작권 소송 와중에 세상을 떠났다. 동생이자 ‘검정고무신’ 공동 작가인 이우진 작가는 “저는 이우영 작가의 51년 삶 동안 20년은 형제, 나머지 30년은 절친이자 만화가 동료로 살면서 ‘검정고무신’을 그려 온 동생 이우진이다. 혼자서 싸우다 아주 멀리 떠난 형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에 조금 더 관심 가져주고 귀 기울여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성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에 따르면, 약 15년 동안 ‘검정고무신’으로 사업화를 한 개수가 77개를 넘는데 고인이 수령한 금액은 12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는 지난 27일 기자회견 후 3시간 가량 이뤄진 비공개 대책회의 내용의 일부를 전했다. 한국만화가협회의 신일숙 회장과 박광철 이사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을 근거로 한 신고 작업을 통해 형설출판사의 불공정한 계약에 문제 제기를 하고, 신고 절차 진행 중에 발견되는 예술인 권리보장법을 강화하는 입법 운동을 제안했다.

강욱천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사무총장,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박선영 문화연대 문화정책연구소장은 만화계의 이슈와 연대하면서도 예술계 전체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문화예술계의 공통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모았다.

박광철 이사는 “지금이라도 표준계약서의 제작 과정과 세부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이해관계자들이 논의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웹툰협회는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이 작가와 같은 비극이 이 땅에서 다시는 되풀이되는 일이 없도록 만듦과 동시에 선진적인 저작권 보호 시스템으로 모든 창작자의 권익을 지켜내겠다”며 “국회와 협력해 저작권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저작권법 개정(이우영법)에 나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작가가 별세하자 지난 15일 창작자 권리 보호 강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저작권 관련 불공정 계약을 방지하고자 ‘저작권 법률지원센터’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4일 열린 ‘제2의 검정고무신 사태 방지를 위한 창작자 및 전문가 좌담회’에서 “창작 정신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저작권 계약 독소조항을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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