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 금리 낮추고 '한자릿수' 대환상품까지...다음 타자는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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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김민영 기자
입력 2023-03-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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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상생금융 간담회’에 참석해 금융소비자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신한과 KB국민, 하나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방문에 맞춰 가계대출 금리 인하와 취약 차주를 위한 대출 갈아타기 상품 출시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번 주 중으로 우리금융과도 간담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어서 우리은행에서도 상생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가계대출 금리 일괄 인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 등을 담은 1623억여 원 규모 금융 지원안을 발표했다. 이번 안에는 주담대 금리 0.4%포인트를 비롯해 전세대출 0.3%포인트, 신용대출금리 0.4%포인트를 일괄 인하(1000억원 규모)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소상공인과 기업고객에게는 이차보전대출 기간을 연장해 이자비용(620억여 원 규모)을 낮추고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 등도 포함됐다. 

KB국민은행은 27일부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신용대출을 보다 낮은 은행권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KB국민희망대출'(5000억원 규모) 상품을 선보인다. 이 상품은 연 소득 2400만원 이상, 1년 이상 회사 재직자면 신청 가능하며 다중채무자도 이용할 수 있다. 또 차주 부담 경감 차원에서 최고 금리를 연 10% 미만으로 제한했다. KB는 이와 별도로 지난 9일 가계대출 전 상품 금리를 하향 조정해 연 1000억원 이상 금융 지원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나은행도 이달 초 새희망홀씨대출 신규 취급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인하하고 소상공인에 대한 이자 캐시백 지원안을 내놨다.  

상생금융에 팔을 걷고 나선 은행들은 하나같이 이 원장의 은행 방문을 전후해 적극적인 차주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이 원장이 은행권과 만난 자리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금융을 강조하며 사실상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 같은 금리 인하를 통해 차주 부담 경감뿐 아니라 가계대출 관련 시스템 리스크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개입이 시장원리를 훼손할 수 있고 금리 인하 효과도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한다. 

김성은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은행의 금리 인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목적보다 은행의 과도한 이익에 대한 반감을 고려한 조치"라며 "부채 상환 부담을 줄여 신용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일부 긍정적 측면이 있을 수는 있지만 큰 효과가 있을 정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또한 금융 시스템 리스크 해소를 위해서는 1800조원을 웃도는 가계부채에 대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등에 보다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제언도 내놨다.

이동진 교수는 "국내는 타국 대비 부채 축소 움직임이 늦어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금리 인하보다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디레버리징을 속도감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은 교수 역시 "상환이 어려운 위기에 처한 채무자를 중심으로 상환유예, 채무조정, 대환대출 리스크를 완화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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