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중교통 '노마스크' 첫날…"아직은 쓰는 게 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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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보경·백소희 기자
입력 2023-03-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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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선 꼭 쓸 거 같아요.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운데...“

평소 일산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모씨(52)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어도 마스크를 쓸 생각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이씨는 "마스크를 쓰면 코로나19 외에도 감기 같은 질병 전염 걱정을 덜 수 있다"며 "이젠 오히려 쓰는 게 편하다"고 전했다. 

20일부터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과 역사 내 개방형 약국 등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일부 시민들은 대중교통 내 마스크를 벗으며 마스크 해제의 자유를 즐겼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이 익숙해져 더 편하다는 반응이다. 
 
마스크 벗은 승객 '10명 중 1명' 

20일 서울 관악구 봉림교 앞 버스 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백소희 기자]

이날 오전 8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앞 버스정류장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출근을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직장인 10명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1명이 마스크를 살짝 벗었지만 탑승할 땐 다시 마스크를 썼다. 남부순환로를 지나는 643번 버스 안. 버스 내부에도 마스크를 벗은 승객은 없었다. 뒤이어 도착한 5530번, 461번 버스도 마찬가지였다. 버스 승객들은 당분간은 마스크를 쓰겠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조모씨(30)는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꽤 나오지 않냐"며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을 때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모씨(28)도 "아직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 최소 일주일은 경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시각 서울역에서도 대부분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다만 버스보다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 30명 중 3명가량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마스크를 벗고 열차에 탄 승객들은 실내가 붐벼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소식이 반가웠다는 남모씨(44)는 "그간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 게 너무 불편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마스크를 쓰지 않을 생각"이라며 웃었다. 그는 "코로나19에 여러 번 걸렸던 탓에 불안함도 거의 없다"고 했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도 택시기사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택시기사들 중 일부는 마스크를 벗고 있었지만 손님이 탑승하자 재빠르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이었다. 택시기사 김모씨(63)는 "손님들이 싫어할 수도 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스크를 쉽게 벗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시민들 "병·의원, 약국선 쓰는 게 낫다"
역사 내 개방형 약국은 변화를 실감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서울역 내 개방형 약국을 운영 중인 김모씨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아직까지는 마스크를 쓰고 약국을 찾는다"며 "코로나19 감염이 불안하진 않아 가림막을 설치해 뒀지만 곧 뗄 생각"이라고 말했다.

역사 내 개방형 약국이 아닌 일반 약국과 병·의원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시민들은 이러한 조치가 바람직하다는 반응이다. 관악구에 거주하는 정모씨(80)는 "병원에서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사람들은 몰라도 나이 든 사람들은 감기 같은 질병 예방을 위해 꼭 쓰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의료기관과 감염취약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와 확진자 7일 격리 조치 등 남은 주요 방역 조치에 대한 완화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일상회복 로드맵을 검토해 이달 말 발표한다. 방역당국은 위기단계 조정과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 등급 조정 등을 고려해 오는 4월 말에서 5월 초 코로나 위기 단계조정 등을 진행하고 남은 방역 규제에 대한 해제를 진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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