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자연 품은 박서보 미술관, 내년 서귀포서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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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3-03-1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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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인 건축가 페르난도 메니스가 설계

박서보 미술관(가칭) 조감도 ©Fernando Menis [사진=기지재단]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의 이름을 딴 첫 번째 미술관이 2024년 여름 문을 연다. 그의 작품처럼 자연을 담은 미술관이다.
 
기지재단과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 스파는 지난 14일 서귀포시 호근동에 위치한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 스파 에서 박서보 미술관(가칭·이하 생략) 기공식을 열었다.
 
국내외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개관하는 박서보 미술관은 이날 착공을 시작으로 JW 메리어트 제주 부지(호근동 433 외 8필지)에 대지면적 1만2137㎡, 건축면적 2407㎡(전시관 156.6㎡), 총건축면적 1만1571㎡(전시관 900㎡), 지상 1층과 지하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미술관은 폴란드 CKK 조단키 콘서트 & 컨벤션홀(2015)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건축가 페르난도 메니스가 설계를 맡았다.
 
화려한 작업 성과와 수상 경력의 건축가 메니스는 제주도와 유사한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의 가장 큰 섬 테네리페 출신으로 ‘섬 정체성’을 반영한 건축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메니스는 미술관을 디자인하며 제주 자연의 빛과 바람, 물을 건축물 안으로 끌어들여 제주를 건축물의 일부로 녹여 내고자 했다.
 
바다 건너 범섬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과 제주 올레 7코스와 이어지는 박서보 미술관은 제주의 자연 경관과 동화되며 자연스러운 공간적 흐름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흰 벽으로 둘러싸인 전시실(화이트큐브) 대신 자연광이 지하 전시실까지 닿을 수 있도록 선큰(sunken) 구조를 도입했다.
 
미술관 하드웨어 격인 콘셉트 도출과 설계디자인부터 작가와 건축가가 긴밀히 소통하고 교류하고 있어 박서보 미술관 자체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공간으로서 작가의 작품세계를 경험하고 공명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실은 지하 2층에 위치하며 자연 빛을 받아들이는 구조로 설계했다. 제주의 자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재료를 선택해 미술관 내외부 경관을 유지하고 지역 특성을 살린 자연 재료를 건축 마감재로 선택했다.
 
또한 토착 식물을 식재해 제주 자연의 독자적 지역성을 외부 정원에 조성할 계획이다. 메니스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피카도(Picado) 기법을 활용한 벽체 마감으로 구성된 미술관 표면 콘크리트의 차가운 느낌을 지우고 평안한 분위기를 추구하고자 했다.

박서보 작가 [사진=기지재단]

 
박서보 미술관은 기지재단이 운영하게 되며 정식 명칭과 함께 운영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개관과 함께 상설 및 기획 전시, 교육과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새로 설립한 박서보 장학재단과 연동해 인재 양성 프로그램도 모색하고 있다. 2019년 설립된 기지재단은 박서보의 위산을 이어받아, 작품의 관리에서 해외 전시 기획은 물론, 박서보 작가를 연구하고자 하는 국내외 연구자를 위해 그의 작품과 그와 관련된 아카이브를 구축 관리하고 있다. 오는 5월에는 사용편의성을 더욱 강화한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술관 기공식에 참석한 박서보 작가는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감격스럽고 영광스럽다. 자연과 나 그리고 작품이 하나되는 경험을 상상하니 창작에 더욱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미술관을 개관하는 그날에도 이 과정에 참여하신 모든 이와 함께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작가는 “또한 미술관 건립을 위해 물심양면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 스파와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이곳을 찾는 모든 이가 제주의 자연과 함께 예술과 호흡하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시간으로 보낼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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