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 휘청…SVB 악재에 美 은행주 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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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3-1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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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 SVB파이낸셜그룹이 은행의 주고객인 스타트업들의 예금이 대규모로 줄어들면서 이를 상쇄하기 위한 20억 달러 이상의 자본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회사의 주가가 60% 넘게 폭락하면서 미국 은행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SVB는 210억 달러에 달하는 증권 포트폴리오를 매각했으며, 이로 인해 1분기에 18억 달러의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렉 베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팔 수 있는 증권은 모두 매각했다”며 보통주 발행 등으로 22억5000만 달러를 추가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210억 달러의 증권 포트폴리오를 팔았으며,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매도 가능한 증권 대부분은 미국 국채였다. 지난 1년간 급등한 기준금리에 채권 가치가 하락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고객의 현금 소진이 증가해 새로운 자본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SVB파이낸셜그룹의 주고객은 스타트업이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급등에 스타트업 업계의 자금줄이 메마르면서 SVB파이낸셜그룹도 어려움에 부닥치게 됐다. 

베커 CEO는 “고객의 현금 소진이 계속 불어났고, 2월에도 더 증가해 예치금이 예상보다 더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인 금리 인상, 시장 압박, 고객의 현금 소진 증가 등이 예상돼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1983년 캘리포니아에서 문을 연 SVB파이낸셜그룹은 트위터, 우버 등 수만 개의 스타트업들이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거래한 은행이다.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벤처캐피털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스타트업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다. SVB파이낸셜그룹의 웹사이트를 보면 지난해 주식시장에 상장된 미국 벤처 지원 기술 및 헬스케어 회사의 거의 절반이 고객이다.
   
SVB파이낸셜그룹발(發) 혼란에 실리콘은행을 포함한 은행주에 대한 공포가 커졌다.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의 주가는 16% 넘게 하락했다. 지온뱅코프(Zion Bancorp) 주가는 12% 넘게 급락했다.
 
JP모건이 5.41%, 뱅크오브아메리카가 6.18% 급락하는 등 주요 은행들도 타격을 입었다.

다만, SVB파이낸셜그룹이 어려움을 겪고 다시 일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웨드부시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SVB가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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