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오르나요, 내리나요"···'오락가락' 헷갈리는 시장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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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2-2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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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은 멈췄지만 미국발(發) 긴축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한국은행이 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곧바로 금리가 내려갈 여력이 커졌다며 은행권을 향한 '대출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갔다. 시장 동향과 당국의 압박으로 금리 상하방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대출을 끌어 써야 하는 금융소비자들로서는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나이스피앤아이·한국자산평가·KIS자산평가·에프앤자산평가 등 4개 민간평가사의 평균 은행채 5년물 금리는 4.247%를 기록했다. 이달 초 3.887%까지 내려갔던 것과 비교해 0.36%포인트 뛰었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금리가 되레 올랐다. 작년 10월 5% 중반을 웃돌았던 은행채 5년물 금리는 금리 인상기가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이달 초 약 5개월 만에 4% 밑으로 내려선 바 있다. 이는 미국의 긴축 기조가 재차 확대됐기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는 시장금리로서 국고채 금리를 좇고, 국고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선두 주자인 미국 금리 영향을 받는다. 즉,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종 상단 금리 수준을 앞선 전망치인 5.1%보다 더욱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자 국내 은행채 금리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은행채 5년물 금리를 준거금리로 삼는 혼합형(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르기 시작했다. 국내 주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이날 기준으로 4.36%를 기록했다. 이달 초 4.08% 수준과 비교해 0.28%포인트 높아졌다.

반대로 변동형 금리는 하락 중이다. 이날 기준 5대 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53~6.42%로 한 달여 전과 비교해 상하단이 모두 0.55~1.69%포인트 내렸다. 이는 변동형 준거금리인 신규 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개월 만에 3%대로 떨어진 영향이다. 코픽스는 은행에서 취급한 예·적금 반영 비율이 80%를 차지하는데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지면서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금융당국의 압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통령은 물론 금융당국 수장들이 잇따라 금리 인하 압력 발언을 내놓자 은행들은 앞다퉈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으로 방향을 틀며 몸을 사리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듯 방향성이 혼재하면서 금리 추이를 가늠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에선 혼재된 금리 움직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추가 긴축 가능성이 없지 않고 현 금리 수준이 유례없이 높은 수준에 달해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단, 올해 상반기 중 금리 인상기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신규 대출자들은 장기적인 상환 계획으로 접근해야 하는 만큼 향후 금리가 아래로 움직일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데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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