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1위 케이카 매각 '공회전'···고금리·업황 악화에 대기업들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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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02-2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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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금난 심화에 5000억대 몸값 큰 부담

  • 시장진출 선언한 현대차, 사업 잠정 연기

  • 렌터카사업 SK·롯데 등도 거래 줄자 난색

  • 꾸준한 물밑 접촉에도 나서는 기업 없어

중고차 업계 1위 케이카가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고 연 20%에 달하는 금리와 경기 침체에 소비자들이 구매 러시를 멈추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는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몸값 5000억원대인 케이카를 선뜻 인수하겠다는 곳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카는 매각을 위해 여러 대기업과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지만 마땅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현대자동차와 롯데렌탈, SK렌터카, 코오롱모빌리티 등이다. 최근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중고차 업황이 악화하고 있으나 매각가가 지나치게 높아 인수에 적극 나서는 기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고차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신차 수준 중고차를 판매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업계 1위 케이카를 인수하면 전국 47개 오프라인 지점을 비대면 서비스를 위한 물류 기지로 삼을 수 있는 만큼 사업 확장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SK렌터카와 롯데렌탈 등 렌터카 기업들도 케이카와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렌터카는 통상 3~5년 사용되다가 중고차로 매각된다. 렌터카 업체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던 중고차를 소비자에게 팔아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악화하고 있는 중고차 업황으로 인해 인수를 꺼리고 있다. 중고차 매물은 지난해 호황기에 비해 20~30% 줄었다. 중고차 딜러들이 중고차 매입을 위해 캐피털사 등에서 받는 단기대출 한도가 기존 차량 구매가격 대비 약 80%에서 약 50~60% 수준으로 축소되며 중고차 매매시장에서 거래 대수가 대폭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 수요가 감소하고 중고차 할부금리마저 최고 연 19.9%로 뛰었다. 

자동차 등록 통계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고차 거래량은 18만8403대로 지난해 1월보다 259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현대차는 당초 올해 상반기 시작할 예정이었던 중고차 사업을 하반기로 잠정 연기한 상태다. SK렌터카는 시황 악화에 중고차 시장 진출 계획을 사실상 중단했다. 롯데렌탈 역시 케이카 인수에 선을 긋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 등 다른 대기업도 인수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케이카 인수 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 원매자는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카의 지난해 4분기 시장점유율은 5.1%로 7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고차 소매 매출도 2021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주가는 1년 새 60% 이상 급감했다. 

그럼에도 높은 케이카 몸값은 매각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모기업인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케이카 지분은 72%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몸값은 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롯데렌탈의 현금성자산은 4153억원, SK렌터카는 4772억원으로 추가 투자 여력이 녹록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카가 여러 대기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선을 긋는 기업들이 대다수"라며 "시황이 너무 좋지 않아 중고차업계에서는 어느 곳이 인수할지 추측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케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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