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금리격차 심화] 1300원대 환율 '뉴 노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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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3-0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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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 이후 역전폭 최대, 2%까지 벌어질 수도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7.7원 높은 1304.8원에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1.5%포인트에 바짝 다가선 상황에서 무역수지까지 연일 적자폭을 키워 원화 약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24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7원 오른 달러당 1304.8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일 반납했던 오름세를 회복하며 1300원대로 재진입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를 높이는 지표 영향으로 달러화 강세 흐름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3.4%로 5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신규 고용건수는 51만7000건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4%로 예상보다 높았다. 연준이 보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 근원(에너지·농산물 제외) 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12월까지 전년 대비 4.4%를 기록해 연준 목표치(2%)의 두 배를 웃돌았다.

금리인상 기조에도 고용·소비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는 예상보다 더딘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준은 3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을 키우고 있는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3일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면서 미국(연 4.50~4.75%)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상단 기준으로 1.25%포인트로 유지됐다.

연준이 다음 달 21~22일 열리는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빅스텝을 밟으면 기준금리는 연 5.25%까지 올라 한국과의 금리 차는 1.7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이는 2000년 기록한 최대 금리 차(1.5%포인트)를 넘어서는 수치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1%포인트 이상 역전된 사례는 이때와 2006년 5∼7월 두 차례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FOMC가 6월까지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최대 2%포인트까지 금리 차이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는 곧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더 높은 수익률을 쫓아 국내 증시와 채권 시장 등에서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달러당 1300원 상황이 고착·유지될 수 있는 이유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폭 확대로 인해 원화 추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시중 금리가 이미 한·미 금리차 역전폭 2.0%포인트를 선반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런던 은행 간 제공 금리인 리보 1년 금리와 국내 국고채 1년물 금리 간 차이는 현재 2.0%포인트 수준이다.

미국이 심각한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낮고, 국내 경상수지도 불안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점도 원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을 낮춰주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한·미 간 시중 금리 역전 폭이 정책금리 최대 역전 폭을 상당부분 선반영 중"이라며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연준의 공격적인 추가 금리인상이 없으면 시중 금리 역전 폭은 거의 상단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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