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유럽서 '차량용 MLCC' 드라이브···올 점유율 13% 전망

장덕현 사장 유럽행·MWC 참석 검토

전장부품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삼성전기가 글로벌 전장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한다. 완성차 업체 등 주요 고객사와 스킨십 보폭을 보다 넓히면서다. 장덕현 사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불황 속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차량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장 사장은 오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분야 세계 최대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르면 이번 주말 유럽 출장길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기는 MWC 2023 전시회에 자체 부스를 차리지는 않는다. 다만 스마트폰 분야 주요 고객사가 전시회에 참여하는 만큼 이를 거래처와 미팅하는 자리로 삼겠다는 목적이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핵심으로 부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화웨이, 샤오미, 비보 등에 부품을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회에는 화웨이를 비롯해 샤오미, ZTE, 광둥 오포 모바일 등 기업들이 대거 참석한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폰 업체들은 신작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장 사장은 카메라모듈, MLCC 등 부품을 거래 중인 기업의 경영진과 만나 사업 협력 등에 대해 얘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장 사장은 유럽에서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MWC 2023이 끝나고 유럽 주요 완성차 고객사를 방문해 미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다. 삼성전기는 최근 들어 전장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차량용 MLCC 시장에서 삼성전기가 점유율 1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점유율 4%보다 3배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특히 최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파워트레인, 제동장치용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전장 MLCC에 주력하고 있다. 그 가운데 전기차는 다른 제품군보다 더 많은 MLCC가 들어가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으로 꼽힌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는 대당 MLCC가 900~1100개 탑재된다. 또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MLCC가 3000~5000개 소요되는 반면 전기차에는 MLCC가 1만개 이상 필요하다. 향후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전기차 니즈가 확장될 것으로 보여 완성차 업체와 긴밀하게 협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경쟁사인 LG이노텍 역시 이번 MWC 2023에 전시관을 마련하지 않는다. 전시관의 경우 일부 직원들만 참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다른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는 고객사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 주요 고객사로 애플을 두고 있는데 애플은 이번 MWC 2023에 참석하지 않는다.
 
애플은 현재 MWC가 아닌 매년 별도 공개 행사를 통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LG이노텍에도 MWC는 중요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MWC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다수 스마트폰 업체의 신제품 공개 행사가 열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행사 자체 비중이 좀 작아졌다”며 “부품사도 저마다 MWC의 중요성이 다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사진=삼성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