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이어진 '마법 같은 따뜻한 관심'…문화누리카드로 활기찬 일상, 행복한 만남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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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3-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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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누리카드 10년

  • 기재부 복권기금 지원 '문화누리카드' 2만7000곳 가맹점...267만명 이용 급증

  • 5만원으로 시작한 작은 기적...매년 증액 연 11만원으로 늘리고 수혜율 100%

  • 문화누리부 10명 발로 뛰는 맞춤 안내...장애우·어르신 소외계층 문화격차 해소

  • 17일 인천 양소현 주무관 등 유공 표창...정병국 위원장 "더 나은 서비스에 앞장"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다섯째)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2022년 통합문화이용권 사업 유공자 포상 전수식에서 수상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인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어르신은 말이 없었다. “식사는 맛있게 하셨어요?”라는 인사말에도 귀찮은 듯 고개만 끄덕였다. 사업이 망하면서 모래성처럼 모든 것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가족과 돈, 건강까지 잃어버린 그는 요양원에서 가느다란 숨만 겨우 내쉬고 있었다. “내일 다 같이 재미있는 영화 보러 갈 건데 같이 가실 거죠?”라는 말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아침 일찍 어르신 방을 찾았다. 놀랍게도 어르신은 이미 외출 준비를 하고 계셨다. 영화를 보고 칼국수와 파전에 막걸리 한잔을 곁들였다. 요양원에 다시 올 때까지 말이 없었던 어르신은 “오늘 수고했어. 감사”라고 말했다. 잠시 후 “내가 뭘 할까?”라는 말도 했다. 어르신은 다음날부터 유치해 보여 거부했던 요양원 프로그램에 잘 참여했다. 방안에서 혼자 고독을 삼키던 시간은 다 같이 함께하는 활기찬 시간으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2021 문화누리카드 수기집’ 사업담당자 부문 대상을 받은 한씨가 쓴 수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법-관심’의 일부다. 

따뜻한 관심은 순식간에 흩어진 인생을 다시 붙잡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짧은 글이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뭉클한 영화 한 편을 본 것처럼 긴 여운을 남겼다. 작은 돌 하나가 호수에 큰 파장을 만드는 것처럼, 문화는 변화의 시작이 됐다.

이용자들이 생각하는 문화누리카드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누리카드 사업, 10년간 꾸준히 확대
 
일상의 ‘작은 기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의 대표적인 문화복지 정책인 문화누리카드(통합문화이용권) 사업이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2012년 문화이용권(문화바우처) 사업 전담기관으로 지정된 예술위는 2014년부터 문화누리카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5만원으로 시작했던 1인당 보조금은 2017년 6만원으로 증액된 후 2022년까지 매년 1만원씩 늘었다. 
 
문화누리카드는 지난해 9월부터 6세 이상의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연간 1인당 11만원을 지원한다. 소득 간 문화 격차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문화누리카드는 전국 2만7000여 개의 문화예술·국내여행·체육 관련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문화누리카드의 발급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발급자수 137만명을 기록했던 문화누리카드는 2021년 197만명, 2022년 263만명으로 급증했다. 전체 수급자 대비 수혜율이 2021년 81.5%에서 2022년 100%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263만명에서 267만명으로 전년 대비 4만명을 확대 지원한다.

‘2022 문화누리카드 만족도 조사’의 이용현황을 보면 도서를 구입하는 비중이 76%로 가장 높았고, 이어 영상(43%), 교통수단(27.9%), 공연(16.1%), 관광지(10.5%), 체육용품(9.7%), 숙박(9.2%), 체육시설(7.5%), 음악(7.4%), 미술(6.4%), 문화체험(6.1%), 스포츠 관람 입장권(5.2%), 여행사(1.7%) 순으로 나타났다.
 
문화누리카드의 효과에 대해 이용자들은 생활이 더욱 활기차게 됐고, 문화여가활동에 관한 관심이 고조됐으며,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즐거워졌다고 답했다. 

2022년 10월 26일 경기 일산서구 홀트일산요양원에서 열린 ‘경기 문화누리카드 기획프로그램‘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 ‘한 분에게라도 더’ 사각지대 해소 위한 다양한 노력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문화누리카드를 이용하게 된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한 사람들 덕분에 가능했다.
 
예술위 예술확산본부의 문화누리부는 △문화누리카드 사업 운영·홍보 △카드 시스템 구축·운영 △문화누리카드 고객지원센터 운영 △문화누리카드 부정행위 신고센터 운영 △지자체 및 지역주관처 문화누리카드 담당자 교육·지원 △문화누리카드 사업 정보화 시스템 구축·운영 등에 힘쓰고 있다.
 
10명이 소속 된 문화누리부는 특히 농산어촌·고령층·장애인 등 취약계층 대상 맞춤형 이용 지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시설과 단체를 위한 ‘찾아가는 문화서비스 프로그램 안내’ 책자를 비롯해 ‘어르신을 위한 문화누리카드 이용안내’, ‘문화누리카드 전화경제 가맹점 안내’, 점자로 만든 ‘장애인을 위한 문화누리카드 이용안내’ 책자 등을 발간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있다.
 
‘2022 문화누리카드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 이용자의 문화누리카드 고객지원센터 이용 경험률은 31.5%·만족도는 90.2점, 문화누리카드 전화결제 가맹점 이용 경험률은 12.9%·만족도는 85.4점으로 나타났다.
 
취약계층의 문화 누림을 확대하고자 현장에서 노력하는 지자체 공무원과 지역문화재단 직원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예술위는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에서 ‘2022년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추진 유공 표창 전수식’을 개최했다.
 
인천 연수구 청학동 행정복지센터 양소현 주무관은 정보 부족과 복지 사각지대로 인해 문화누리카드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수혜 대상자 568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누리카드 미수혜자를 발굴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양소현 주무관은 “문화누리카드 사업에서 누락된 분이 900~1000명정도 돼서 20명가량의 전 직원이 함께 매일 200~300명에게 직접 안내를 했고, 그중 568명이 문화누리카드 혜택을 누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 주무관은 “어떤 이용자분은 하모니카를 사서 연주해본다고 하고, 손자와 함께 월미도에 가야겠다는 이용자분도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라고 환하게 미소지었다.
 
서주현 전남문화재단 주임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가맹점 접근이 취약한 도서산간지역의 수혜자가 동일한 조건으로 문화누리카드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찾아가는 문화보부상’을 기획했다.
 
서주현 주임은 기획사업을 진행한 지역의 수혜자들에게 미리 수요를 조사해 필요한 물품을 준비해두고 직접 찾아가 행사를 진행했다.
 
그 주임은 “카드를 한번 사용하려면 배를 타고 육지로 나와 또 읍까지 가야만 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그런 어려움을 줄여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처음으로 기획한 사업이 수혜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었다는 말에 감사함과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올해는 더욱더 많은 섬과 열악한 지역에 찾아가 문화누리카드를 누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 아울러 물품판매에 집중되었던 장터를 공연예술 또는 문화체험을 겸비한 사업으로 확대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병국 예술위 위원장은 “문화의 발전은 곧 문화를 향유하는 분들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며 “더 나은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선에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담당자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더욱 힘내서 문화강국으로 나아가는 길을 빛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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