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칼럼] 중국 경제 '피크(Peak) 차이나' 우려 털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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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동서울대 교수
입력 2023-02-1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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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교수 ]


한국 내에서 중국 열기가 시들해진 것이 4〜5년을 넘고 있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중국 내에서도 한국에 관한 관심이 싸늘하다. 10명 중 8명이 중국을 싫어하고 젊은 세대일수록 더 노골적으로 혐오감을 보인다. 서로가 상대를 밀쳐낸다. 요즘 국내 대학의 중국 관련 학과도 신입생이 모이지 않아 안절부절못한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여 년 지원 인원이 넘쳐날 정도로 북적거렸지만 이제 한물간 이야기다. 서점가에서도 중국 관련 책이 가판대에서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외교부나 언론사 특파원도 한때 중국 주재‘차이나(베이징) 스쿨’이 미국 주재 ‘워싱턴 스쿨’을 압도한 적이 있었지만, 이 또한 더는 유효하지 않다. 민간 기업의 주재원까지도 중국 기피 현상이 두드러진다.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고 할 정도로 변했다.
 
중국 스스로 이를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중국의 국력이 커지고 중국인의 삶의 질이 좋아지면서 남을 우습게 보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특히 자신보다 못한 나라라고 평가되면 안하무인 격으로 무시하는 성향을 거침없이 나타낸다. 미국 말고는 중국과 대적할 수 있는 상대가 없다는 식으로 상습적으로 남을 업신여긴다. 시진핑 집권 이후인 10여 년 전부터 이러한 경향이 점점 더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 한국과 같이 만만한 나라에 대해서는 아예 시범적으로 본때를 보여주면서 다른 나라들이 유사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경고를 하기도 한다. 누가 이런 중국을 좋아하겠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과 등을 돌리는 국가들의 수가 점점 늘어난다. 주변국일수록 중국을 불편하게 여기고 경계심을 높이고 있음이 두드러진다.
 
팬데믹 3년의 터널을 지나오면서 승승장구하던 중국의 모습이 상당 폭 위축되었다. 코로나 극복의 우등생이 될 것이라는 초기 단계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상황이 반전되면서 열등생으로 전락했다. ‘워드 코로나’로의 진입 과정도 대부분 국가보다 훨씬 늦다. 중국이 안정되어야 세계보건기구(WHO)가 5월쯤 공식적으로 코로나 종식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들의 체제가 우월하다고 호언장담하던 중국의 위신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미국을 따라잡는 속도에도 제동이 걸리고, 내부에 산적한 경제의 아킬레스건들이 불거지면서 성장세가 대폭 위축되었다. 작년 성장률이 3%로 뚝 떨어졌다. 정상적으로 경제가 돌아가면 5% 이상으로 성장률이 회복되고 예전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 가를 두고 세계가 주목한다.
 
중국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 가운데 최근 비관론이 빈번하게 제기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끈다. 특히 미국 쪽에서 이런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 금세기에는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하는 주장까지 거침이 없다. 20세기 초반 혹은 후반에 강대국으로 부상해 정점을 찍었던 독일과 일본에 이어 중국 앞에도 이제 내려가는 길밖에 없다는 냉정한 평가가 상당히 지지를 얻는 분위기다. 중국으로선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피크(Peak, 頂點) 차이나’론이다. 개혁·개방 이후 40여 년간 승승장구, 글로벌 경제가 휘청거리던 시기에도 유일하게 불패 신화를 이어온 중국의 앞날에 불길한 징조가 덧씌우고 있다. 미국 매파들의 주장대로 과연 중국이 주저앉을 것인지 시험대에 올라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향후 10년 위험 구간, 과거 독일·일본과 같이 정점(頂點)에서 내려올 수도
 
올해가 원래의 모습인 중국식 성장 모델을 복원할 것인지, 아니면 서방의 야유와 질시대로 추락할 것인지 그 기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후유증이 서서히 극복되면서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국 경제도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음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제조업 가동률이 올라가고 보복 소비 기운도 살아나면서 잘하면 6% 성장도 달성 가능하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시진핑 3기 체제도 서서히 자리를 잡으면서 경제 정책을 다시 챙기기 시작했다. 한편으론 중국이 아직 죽지 않았다, 민간 기업의 성장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재평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잊을 만하면 대두되는 중국에 대한 일부 서방 인사들의 저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또 치고 올라올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기도 하다.
 
아직은 누구의 말이 맞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정확하게 말해 반반이다. 중국을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 여건이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인구 수에서 작년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원년이 되었고, 이제 인도에 1위 자리를 내주어야 할 판이다. 출산율은 줄고 고령화는 빨라 채 성숙하기도 전에 늙어가는 중국 경제를 목격하는 중이다. 주변을 보면 친구보다 적이 더 많아 보인다. 미국과의 마찰은 더 격화되고 있고,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돌파구 마련을 위해 앞으로 3〜5년 이내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도 있다는 가상 시나리오까지 등장한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있는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등이 중국의 일방적 행동에 반기를 들면서 중국의 전선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골칫거리다.
 
중국의 리더십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중국이 ‘제2의 일본’, 즉 정점에서 내려오는 내리막길에 들어선 국가라는 평가다. 중국은 자신들의 여건이 30년 전 일본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애써 강조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은 명백한 현실이다. 팬데믹이 시작한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이 중국에 가장 힘든 도전적인 시기 혹은 위험 구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3기 집권 기간과도 겹친다. 중국이 직면한 딜레마는 서방의 민주주의에 대한 중국식 전체주의가 대등함을 넘어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하느냐 여부로  집약된다. 정점이 아니고 더 치고 올라갈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갈수록 내부 분열은 심화하고, 외부에선 중국 편에 서는 국가들이 줄어들 것이다.
 

김상철 필자 주요 이력

△연세대 경제대학원 국제경제학 석사 △Business School Netherlands 경영학 박사 △KOTRA(1983~2014) 베이징·도쿄·LA 무역관장 △동서울대 중국비즈니스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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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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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확하게 말해 반반이다.... 이 말자체가 비문인데 반반이라고 한것은 확신을 못해 나도 모르겠다는 이야기이고 여기에다 정확하게라는 부사를 붙인것 자체가 모순인 문장... ㅎㅎㅎ 내용을 보면 그냥 대학생 1학년 정도 습작용. 이런 사람 글을 아시아경제에서 봐야 한다는게 참 웃픈 일... 쓰레기 같은 글. 매체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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