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지고 '소식좌' 뜬다…유통업계, '소용량'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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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3-02-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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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의 소용량 와인‘ 와인 반병 까쇼’ [사진=CU 제공]

GS25의 쁘띠컵밥 콘치즈닭갈비, 참치김치 [사진=GS25 제공]

최근 영업을 시작한 경기도의 한 중국음식점이 짜장면 한 그릇을 2900원에 판매해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이 중국음식점은 6000원이 넘는 짜장면을 절반 가격에 선보이는 대신 양을 반으로 줄였다. 

유통업계에 ‘소식좌(적게 먹는 사람)’ 열풍이 거세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이 기존 1인분의 용량을 줄여 소식좌를 겨냥한 제품으로 진화할 정도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부터 편의점까지 소식좌를 위한 소용량·소포장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한때 유튜브에서 ‘먹방 콘텐츠’로 ‘과식’이 인기였다면 최근에는 건강과 가치 소비를 중시하며 ‘소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방송인 박소현과 가수 산다라박, 코드쿤스트 등 소식좌들의 일상이 각종 관찰 예능프로그램과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소식좌 인증에 동참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소식좌는 광고업계에서도 인기모델로 자리잡았다. 실제 코드쿤스트는 롯데리아의 신제품 ‘힙&핫 치킨버거’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GS25는 ‘2030세대’ 직원들로만 구성해 출범한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 ‘갓생기획’을 통해 ‘쁘띠 시리즈’의 소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GS25는 지난해 11월부터 소식좌 트렌드에 착안, 쁘띠컵밥 4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해 운영 중이다. 쁘띠컵밥은 200g 내외의 중량으로 기존 컵밥 대비 용량을 줄였다. 가격도 김밥 한 줄 수준인 2300원이다. GS25의 소식좌 도시락 2종의 경우, 한 달 만에 3만개가 팔렸다.
 
CU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트렌드에 따라 ‘반찬한끼 시리즈’로 낙지젓·명란젓·오징어젓 등의 소포장 반찬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1인 가구가 혼자 먹기 좋도록 용량도 90g으로 만들었다.
 
주류업계에도 소용량 바람이 불고 있다.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소용량 자체(PB) 주류의 출시가 늘고 있는 것이다. 

CU는 ‘와인 반병 까쇼’라는 소주 한 병 분량의 365㎖ 용량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24는 ‘G7’, 세븐일레븐은 ‘옐로우테일 미니’를 소용량 와인으로 출시했다. 음주에 대한 부담 없이 커피 한 잔값(3000∼5900원)에 스페인, 칠레산 와인을 즐길 수 있어 최근 판매량이 20% 이상 늘었다.
 
이마트24는 지난해부터 ‘껍질 없는 간편한 조각사과’ 2종과 프리미엄 과일을 담은 ‘컵 과일’ 3종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별도의 세척이나 손질 과정 없이 개봉 후 즉시 먹을 수 있는 컵 조각과일로 사과, 방울토마토, 포도알 등으로 구성됐다. 홈플러스 역시 축산, 두부, 간편식 등 90여 종의 소용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식가들의 먹방은 보복 소비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면, 최근 소식좌 열풍은 환경 보호 문제와 가치 소비가 배경이 됐다”면서 “물가 상승 등 외부 요인이 합리적인 소비 패턴과 맞물려 당분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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