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韓 구글 플레이 매출 첫 1위 등극…국내 게임사들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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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3-02-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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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시 2년 반만에 韓서 첫 1위…리니지·오딘 등 제쳐

  • 올해 韓 게임 中 진출 다수 예고한 상황서 강력해진 中 게임 경쟁력 변수

호요버스가 지난 2020년 9월 출시한 게임 '원신'의 모습. [사진=호요버스]


 
호요버스의 역할수행게임(RPG)인 '원신'이 국내서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등극했다. 그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는 수차례 달성했지만 지난 2020년 9월 출시 이후 매출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나 그간 국내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장악하던 자리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원신은 지난 12일부터 구글 플레이에서 게임 부문 최고 매출 1위에 올라 있다. 앞서 원신은 지난 8일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매출 1위에 등극한 바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은 구글 플레이의 매출 비중이 더욱 높기 때문에 구글에서의 매출 1위를 더욱 의미있게 보는 경향이 크다.

그간 국내 구글 매출 1위는 주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와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국내 MMORPG의 독무대였다. 지난해 11월 시프트업이 개발한 '승리의 여신: 니케'가 1주일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MMORPG 게임이 1위를 점유하고 있었다.

원신은 지난 1월부터 시작된 '해등절' 이벤트와 최근 신규 캐릭터 출시 이후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매출 순위가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대만·독일·일본에서 매출 2위, 프랑스·스페인에서 매출 3위에 올랐고 미국에서도 매출 7위에 자리했다. '해등절'은 정월 대보름부터 게임 내에서 진행되는 명절로 이 기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다채로운 보상을 제공한다. 특히 출시 2년이 넘어감에도 업데이트 때마다 매출이 크게 오르는 현상을 보이면서, '장기 흥행'의 발판을 확고하게 마련했다는 관측이다.

한국에서 중국 게임이 인기를 끈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매출 1위까지 오른 것은 국내 게임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중국 게임의 경쟁력이 그만큼 강화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의 전체적인 게임성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는데, '원신'이라는 게임이 이를 대표하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라며 "국내 매출 면에서 상징적인 '리니지'를 넘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최근 서브컬처 게임의 유행과 '리니지'로 대표되는 국내 MMORPG에 대한 피로 등이 맞물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쇼 등을 보면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서브컬처 게임의 전반적인 관심도가 올라갔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원신도 그 흐름을 탄 것으로 보인다"라며 "여기에 '리니지라이크(리니지 시리즈의 특징과 시스템 등에 영향을 받은 게임)'로 불리는 게임에 대한 국내 게이머들의 비판적 시각이 커진 점도 매출 순위가 바뀐 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중국 게임의 높은 경쟁력은 올해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발표한 국내 게임사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말 넥슨·넷마블·스마일게이트·엔픽셀 등의 7개 게임이 한꺼번에 중국 내 판호(게임 허가권)를 발급받으면서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게임사들도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일제히 나타낸 바 있다. 넷마블은 지난 9일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3분기 'A3: 스틸얼라이브' 등 3종, 4분기 '제2의나라: 크로스 월드'를 중국에 출시할 것"이라며 "제2의나라의 경우 텐센트를 통해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메이플스토리M'의 판호 발급에 성공한 넥슨도 같은 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에 이미 메이플스토리 PC 버전이 출시된 데다가 현지 시장이 워낙 큰 만큼, 중국에서도 메이플스토리M의 성공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자사 게임의 판호를 발급받지 못한 게임사들도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는 동일하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는 9일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게임 시장 진출에 대해 내부적으로 계속 준비 중"이라며 "중국 PC 매출이 국내에 비해 4배에 육박할 정도로 중국에서의 IP가 굉장히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짚었다.

다만 최근 수년간 중국 게임의 경쟁력이 높아진 데다가 중국 내부에서도 게임들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면서 더 이상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중국 게임 시장은 '왕자영요', '화평정영', '몽환서유', '원신' 등의 자국 게임이 매출 상위권을 장악한 가운데 다양한 현지 게임들이 이용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중국 정부가 게임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판호를 발급받는 중국 게임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최근에도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총 87개 게임에 대한 내자판호(중국 게임사들의 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한 바 있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확실히 국내 게임이 중국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이 일반적인 트렌드였지만 지금은 확실히 시장이 바뀌었다고 본다"라며 "그런 만큼 현지 시장 전략을 더욱 철저하게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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